[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일주일의 시작은 월요일에, 일년은 1월에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 있다. 계획없이 살아도 한 평생은 살아지는 것이지만 계획을 세우고 산다면 그만큼 자기가 원하는 생에 가깝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소하게 계획이 중요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목표와 방향이 중요해진다.

방향에도 인생의 계획처럼 추상적인 방향이 있고 동. 서. 남. 북처럼 거의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받아들이고 인식하는 인위적인 방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인생의 방향을 세우고 잘 실행했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 공자이다. 그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30에 인생의 뜻을 세웠다고 했다. 무엇인가 이루고 살려는 인간은 각자의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인생에 정진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구체적이고 인위적인 방향인 방위는 특정한 위치에서 임의적인 기준으로 주변의 방향을 나눈 것이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면 방위는 자오선으로 남·북이 정해지고 이 자오선과 수직으로 만나는 선의 양쪽 방향이 동·서이다. 방위는 공간상의 위치를 지정한 것으로 지구나 별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운동하기에 절대적인 방위체계가 가능하다.

자연의 순환이나 운동이 일정 방위를 갖게 하는 것이 대자연의 사실이지만 이것을 인간은 질서나 원리로 해석한다.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인간은 동쪽에서 해가 떠오른다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동쪽은 양이고 출발과 성장을 의미하는 반면에 북쪽은 찬 계절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겨울이 오면 모든 식물이 성장을 정지하여 죽음을 의미하는 방향으로 해석한다. 음양오행설로는 북은 수(水)이고 검은 색이며 음이다.

남은 화(火)이고 붉은 색이며 양이다. 동은 목(木)이고 청색이며 양이고 서는 금(金)이고 흰색이며 음이다.

인생이나 자연의 방향이나 방위를 나타내는 ‘방향/ 방위(direction)’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direction’은 라틴어 ‘dīrēctiō’가 고대 프랑스어로 유입되면서 ‘direction’으로 최종 정착을 했다.

그렇다면 4방위를 나타내는 말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동은 모든 방위의 기준인데 그 기준이 된 이유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오르면서 하루, 한달, 일년이 시작되다 보니 태양을 의미있게 받아들였던 인류에게는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위의 기준점이 된 것이다.

‘동(east)’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aus-(새벽, 햇빛이 비치다)’가 게르만 조어 ‘austo-‘ 혹은 ‘austral-(동, 해뜨는 쪽)’로 변형이 되고 다시 ‘austą’가 되었는데 게르만의 새벽 여신 ‘Ēostre’가 새벽과 기본 방위를 가리키는 단어로 의인화되었다고 추정한다. 이 단어가 고대 영어 ‘ēast’로 유입되고 중세 영어 ‘est’가 되면서 최종 ‘east’로 정착을 하였다.

‘서(west)’는 게르만 조어 ‘westą’가 고대 영어 ‘west’로 유입되면서 최종 정착을 하였다.

‘남(south)’는 고대 스칸디니비아 신화 속의 네 난장이 ‘Norðri, Suðri, Austri 그리고 Vestri중 하나인 ‘Suðri’에서 파생하였다고 보는 설이 있는데 세상의 방향 하나를 나타낸다. 고대 영어 ‘suth(태양의 영역)’는 고대 고 게르만어 ‘sund’와 ‘sunne’와 연계가 되어 있다. 아무튼 ‘south’는 게르만 조어 ‘sunþaz’가 고대 영어 ‘sūþ/ suth’로 유입이 되었다. 이 단어가 중세 영어를 거치면서 ‘south’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북(north)’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 ‘ner-(왼쪽, 아래)’가 어원인데 ‘왼쪽’의 의미는 북쪽이 사람이 떠오르는 해를 볼 때 왼쪽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에서 그리스어 ‘nérteros(내부, 아래)’와 게르만 조어 ‘nurþą’가 파생이 되었다. 이 말이 고대 영어 ‘norþ’로 유입되고 중세 영어를 거쳐서 ‘north’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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