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나라는 겨울철에는 아주 드물지만 4계절(?) 비가 오는 나라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는 달리 가뭄 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비를 고마워하지는 않는 것 같다.

비는 사람을 감성을 자극하는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나 노래나 수많은 예술작품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뜨거운 여름철 시원하게 소나기라도 오면 거리가 말끔해지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 속도 상쾌해진다.

비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들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물을 공급하는 원천이다. 또한편으로는 비는 하늘 속 대기 중의 수증기들이 모여서 일정 이상의 부피를 형성한 물방울이 되면 땅으로 떨어지는 액체나 현상을 말한다.

일정 이상의 부피란 과학적으로 10만개 정도의 구름방울이 모여 지름 0.2mm 이상이 된다는 것으로 이 정도는 되어야 땅으로 떨어지는 힘이 생긴다 한다.

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다양하다. 첫번째로, 성격이 다른 두 전선이 만나서 기압골의차이에 의해서 비가 만들어진다. 두번째는, 여름철 지면 가까운 뜨거워진 공기가 상층의 찬 공기와 대류현상이 일어나면서 비가 만들어진다. 세번째는, 흔이 ‘퐨’현상이라고 동해안 등의 습기 많은 공기가 높은 산을 넘으면서 비구름이 형성되어 비가 내린다. 마지막으로, 첫번째와 유사한 것으로 태풍이 올 때 기압차에 의해 생기는 비 등이 있다.

우리는 흔히 ‘가뭄에 단비’라는 표현을 쓴다. 농사를 위해 씨를 뿌려야 할 때 필요한 것이 일정량의 비다. 바짝 마른 땅에 씨를 뿌려야 싹이 잘 트지 않기 때문이다. 식물이 일단 싹이 트고 어느정도 자랐을 무렵에 비가 오지 않아서 농토와 대지는 거북 등처럼 갈라지기 시작하고 농작물들이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서 자포자기를 하려고 할 때 하늘에서 내려주는 고마운 비는 식물에게 그야말로 꿀맛같은 해갈의 비라 할 수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때를 생각해 보면 비라는 것은 참으로 오묘하다. 뜨거운 여름철 낮에 매마른 농작물에 물을 떠다가 주면 마치 물에 빠져서 기진맥진한 사람처럼 농작물이 축 쳐졌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야 회복을 한다. 그렇지만 똑 같은 조건에서 물대신 비가 뿌려지면 농작물을 전혀 시들지 않고 싱싱하다. 우리가 볼때는 똑 같은 물인데도 농작물에게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참으로 조물주의 배려는 놀라운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꼭 필요한 비는 어디에서 온 말일까? ‘비(rain)’는 인도-유럽 공통 기어의 ‘흐르다’란 의미의 단어가 게르만 조어 ‘regnaz’로 되었다. 이 단어가 고대 영어 ‘regn’이 되었고 다시 중세 영어 ‘reyn/ rein’이 되면서 ‘rain’으로 최종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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