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 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서울기상관측소] 경희궁 서쪽 언덕 위, 종로구 송월동 1번지엔 흰색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하나 있다. 지난 80여 년간 서울의 날씨를 공식 기록해온 서울기상관측소. 1933년, 낙원동에 있던 경성측후소를 옮겨온 것이다. 서울의 모든 기상 기록은 이곳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관측된 것이 공식 기록이 된다. 예를 들면, 이곳에 비와 눈이 와야 서울에 눈비가 온 것으로 발표되고 이곳 벚나무에서 세 송이 이상 꽃이 펴야 서울 벚꽃 개화가 알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처음 시작된 곳은 러일전쟁 직전 일본이 세운 인천기상대. 일본과 별개로 대한제국 역시 그 무렵 자체적인 기상관측사업을 시작했고 1907년 평양과 대구에 이어 경성에도 측후소가 들어섰다. 1910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관측소로 통합되었다가 1945년 미 군정기 시기엔 당국에서 인천기상대와 측후소를 인수하기도 하였다. 이후 1949년 국립중앙관상대가 설치되었고 1982년에는 중앙기상대로 변경 이후 1990년 기상청으로 승격하게 된다.

경성의 저 하늘에 바람이 불어오고
저 구름에 비가 싸여온다 래일은 맑고 치웁다!
그날 그날의 창공과 싸우고 긔압과 더불어 날을 보내는
경성측후소 이십년이나 오랜 락원동의 살림살이에서
지난 1일부터 인왕산 기슭 해발 87미돌의 송월동 마루턱이에
내화벽돌과 철근콩크리트를 겸용하야
85평의 ‘모던’ 청사를 지어 이사를 하얏다. 총공비는 3만5천원이다
/ 경성측후소 모던 신청사(동아일보 1932. 11. 10)

서울기상관측소는 전체적으로 원기둥을 중심으로 육면체가 결합해 있는 형태로 원통형 옥탑 구조물, 곡면의 현관과 지붕에 상층부를 두른 요철장식으로 형식미를 배제한 근대모더니즘 건축기법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우량계측실과 계절적인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식재된 단풍나무, 벚나무 등 기상관측을 위한 부속시설도 잘 남아 있다.

기온이나 강수량의 경우 현재는 모두 자동화되어 있지만 과거에 기온의 경우는 백엽상(실외에 설치한 나무 상자)에 있는 유리제 온도계(수은 온도계)에 나타난 값을 읽어서 기록을 하였고 강수량의 경우에도 저수통에 빗물을 받아 무게로 재서 그 값을 기록하였다. 눈의 경우에는 과거나 현재 비슷한데 적설판에 쌓여있는 눈의 깊이를 자로 재서 그 높이를 기록하였다.

지난 80년간 서울의 날씨를 공식 기록해온 서울기상관측소는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관측된 것이 공식 기록된 것으로 경기도립경성측우소 청사로 건립된 후 현재까지 기상관측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기상관측의 역사를 증명하는 장소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80년간 쌓여온 이곳 관측소의 방대한 기상기록이 여전히 서울기상의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서울기상관측소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11476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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