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종욱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망막은 눈 안쪽을 둘러싼 여러 층의 막으로 구성된 신경조직이다. 눈으로 빛이 들어오면 망막에 상을 맺고 망막에 있는 시세포가 해당 정보를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면서 사물을 보게 된다. 빛을 느끼는 모든 시세포는 망막에 분포되어 있는데 망막에서 시세포가 밀집된 중앙 부위를 황반이라고 하며 따라서 황반은 우리 눈의 중심시력을 관할한다. 만약 망막, 그 중에서도 황반에 이상이 발생하면 시력에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한다.

망막질환을 관리하는 좋은 방법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그래야 치명적인 손상이 오기 전에 시세포를 지키고 시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질환 상태에 따라 망막수술이 필요하다.

망막 수술은 다양한 수술을 포괄하여 일컫지만 공통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유리체절제술이다. 유리체절제술은 안구내 투명한 콜라겐 덩어리인 유리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유리체를 제거하고 미세수술집게, 레이저 등의 기구를 절개 통로에 넣어 망막에 도달해 질환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치료한다. 질환에 따라 망막 표면의 섬유성 증식막 및 내경계막의 제거를 동반하기도 하고, 레이저광응고술이나 냉동응고치료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망막박리를 비롯 황반원공과 망막전막은 망막 및 황반부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떨어지며 발생한다. 이름대로 망막이 박리되면서 시세포에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망막 기능 상실을 야기한다. 심한 비문, 광시증이 증상으로 나타나며 적절히 치료받지 않을 경우 실명과 함께 안구가 위축되면서 외관상으로 눈이 작아지고 꺼져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근시 환자에서 시력교정 수술 검사 중 망막박리가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경한 경우 레이저 치료로 안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박리가 광범위할 경우 망막수술을 통해 망막을 재유착시켜야 한다.

황반원공은 황반부 조직이 떨어져 나가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급격한 시력저하를 야기하지만 초기 증상은 경미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반원공은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지만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해진 대표적인 질환이다. 유리체절제술로 유리체를 제거한 후 망막 표면의 막을 없앤 다음 유리체내에 가스를 주입해 황반의 구멍을 메울 수 있다.

망막전막은 망막 앞에 막이 생기는 질환이다. 망막 특히 황반부 표면에 뿌연 막이 증식해 망막을 가리는데 이 막이 점점 망막에 유착되면서 망막이 찌그러지고 주름이 생기면서 황반 기능이 점차 상실된다. 망막전막 초기에는 진행 정도를 관찰하지만, 질환 진행 속도가 급격해 시력저하, 변시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막을 제거한다.

그러나 망막 신경조직이 이미 너무 심하게 주름졌다면 망막세포에 손상이 발생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을 해도 시력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유리체 절제술은 대부분 무봉합 수술이다. 0.5mm가량의 가는 막대모양의 기구를 사용해 유리체에 접근해 질환 유발 요인을 제거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구는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를 꿰맬 필요도 없으며 절개 부위도 좁아 회복이 가능하다. 수술 후 통증도 적은 편이다.

망막 수술의 경우, 성공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다. 그러나 수술 후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예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수술 후 주의사항을 엄수해야 한다.

유리체절제술과 함께 안구내에 가스를 주입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비행기 탑승은 금물이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기압이 낮아져 안구내의 가스가 팽창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심한 안압상승이 일어나 안구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도 같은 맥락에서 금지된다. 그리고 수술 이후 일정 기간 바닥을 내려다보는 자세를 주로 취하고,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센트럴서울안과 황종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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