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모의 무비&철학] 배우 김새론이 11일 새벽 자신의 개인 계정에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듯한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프랜차이즈에서는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김새론이 정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새론은 사진에서 베이킹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회사의 홍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같은 날 한 매체에 "경기도의 한 매장의 아르바이트생이 김새론과 친구인 것으로 점주님이 알고 있는데 그곳에서도 김새론은 아르바이트한 적이 없다고 점주가 전해 왔다. 김새론 친구는 지난해 9월 그만두었다. 이 사진을 어떻게 찍게 됐는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만약 이 사진이 조작 혹은 주작이라면? 어디선가 신정환의 뎅기열 조작 사진 냄새가 살살 풍긴다. 지난 8일 김새론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등의 혐의로 1차 공판이 열렸다. 그녀의 법정 대리인은 가장인 그녀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김새론은 SNS에 아무런 코멘트 없이 이 사진들을 올렸다. 만약 프랜차이즈의 주장대로 김새론이 이 카페에서 정식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다면? 13년 만의 '뎅기열 사건'이다. 1990년대 그룹 룰라로 데뷔한 신정환은 탁재훈과의 듀엣 컨츄리꼬꼬 해체 후 각종 예능에서 활약하며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한창 인기를 끌던 2010년 갑자기 모습을 감춘 채 여러 프로그램의 녹화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각종 소문과 억측이 나돌자 그는 SNS에 필리핀에서 뎅기열에 감염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듯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태를 수습해 보려 한 행동이었지만 결국 그 여파는 부메랑이 되어 그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사실 그는 뎅기열에 걸리지도 않았고, 필리핀에서 도박에 빠져 있느라 여러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자 잘못을 감추려는 미봉책을 썼지만 결국 제 발등에 도끼를 찍었다. 그는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성탄절 특사로 석방되었다.

김새론 사진의 진실은 무엇일까? 만약 프랜차이즈 관계자의 주장대로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다면 분명한 주작이다. 그리고 그 주작의 의도는 재판부, 그리고 더 나아가 대중에게서 동정표를 얻으려는 것이다.

일단 후속 재판에서 벌금의 액수를 줄이면 대중의 감정도 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그녀에게 부정적이던 여론은 부드럽게 변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눈치를 봐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컴백할 수 있다고 주판을 두들긴 것이다.

만약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고 하더라도 '뎅기열 흉내'의 가능성은 잔존한다. 김새론의 주특기는 연기이니까. 그녀는 영화 '아저씨'로 스타덤에 오른 후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눈부신 활동을 이어왔다. 불과 몇 달 쉬었다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만한 경제적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그 정도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다면 이번 재판에 국내 10대 로펌의 대표 변호사를 포함한 6명의 변호인단을 꾸릴 수 있을까? 그녀의 혐의는 살인죄나 주가 조작이 아니다. 명명백백한 음주 운전이다. 검사가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구형한 것만 보아도 결과는 뻔하다. 그럼에도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카페 '알바'로 번 돈으로?

이번 사진이 그녀에게 털끝만큼의 동정표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의 강도만 더 높게 만든 이유는 분명히 엄존한다. 바로 실제 그녀 또래의 수많은 청춘들이 생활고 때문에, 혹은 학비를 벌기 위해서 학습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알바'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사진이 주작이라면 두 가지 측면에서 '명예훼손'이다. 하나는 신성한 노동과 팍팍한 생존이라는 현실의 명예를 훼손했다. 노동은 숭고한데 주작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을 폄훼했다. 또 하나는 학습과 노동을 병행해야만 하는 그녀 또래의 대학생들의 운명과 명예에 생채기를 냈다.

마르크스는 노동을 인간을 동물과 구별할 수 있는 인간의 본질적 속성으로서의 의식적 생활 활동으로 보았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노동의 긍정적인 측면이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는 소외 때문이라고 했다. 주작이라면 바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자에 대한 소외 행위에 다름없다.

그녀는 지난해 5월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자숙하겠다고 고개를 조아렸지만 불과 2달 뒤 자신의 생일 때 친구들과 음주 파티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일 때도 음주와 흡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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