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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얼마나 똑똑했을까? 만약 공룡이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미디어파인 칼럼 = 이상원 기자] 공룡들은 과거에 지구를 지배했다. 그런데 만약 공룡들이 멸종되지 않았다면, 인간 대신 오늘날까지 지구를 지배했을까? 또 다른 평행 우주에서는 인간 대신에 휴식을 취하고 컴퓨터를 개발하는 똑똑한 공룡들이 있을까? 우스운 고민이지만 실제로 40년 이상 동안, 이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인 논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연구들은 공룡의 놀라운 인지 능력과 잠재적인 한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밴더빌트 대학의 밴더빌트 뇌 연구소는 인지 기능을 담당하고 포유동물의 피질에 해당하는 뇌 구조인 공룡의 뉴런의 수를 계산했다. 연구에 따르면 동물의 인지 능력은 뇌의 크기보다는 해당 영역에 있는 뉴런의 수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매우 작은 머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들은 많은 포유동물보다 더 빽빽하게 채워진 뇌세포를 가지고 있어서 영장류만큼 많은 뉴런을 가질 수 있다. 그 결과 앵무새와 까마귀와 같은 몇몇 새들은 포유류와 견줄 수 있는 훌륭한 인지 능력을 보여준다.

허큘라노-우젤의 시금석은 공룡 시조새의 유일한 생존 계통이다. 이들과 현존하는 수많은 조류와 파충류 종의 뇌 크기, 뉴런 수, 신체 크기 간의 관계를 비교함으로써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큰 공룡이 개코원숭이와 비슷한 숫자인 20억에서 30억 개의 뉴런을 팔리움에 수용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공룡들은 매우 지능적인 동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티라노 사우르스는 오늘날 개코원숭이, 마카크, 고래와 비슷한 수의 뇌신경을 가진 다른 동물들처럼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뉴런의 수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능의 경우 뇌 구조도 중요한데 일부 과학자들은 공룡들이 우리와 비슷한 인지 능력을 진화시켰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약간의 해부학이 필요하다. 3억 5천만 년 이상의 진화 과정에서 포유류와 공룡은 인지 기능을 조직하는 방법이 달랐다. 포유류의 뇌는 뉴런이 밀집된 기둥에 의해 형성된 비교적 얇은 층으로 구성된 소위 신피질을 발달시켰다. 간단한 비유를 하자면, 우리는 뇌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시키는, 즉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컴퓨터 모델 같은 것이다.

대조적으로, 오늘날 공룡들은 조직이 덜 조밀하다. 우리의 뇌와 다르게 공룡들은 케이블로 연결된 컴퓨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뇌 크기의 증가는 의사소통을 느리게 할 것입니다. 인지 효율성은 뇌의 부피가 증가함에 따라 어느 시점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공룡들이 현재 새와 비슷한 뇌의 구조를 가졌다면 우리 인간만큼 똑똑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주장이 현재로서는 가장 인정받는 주장이다.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이러한 분석은 진화가 어떻게 인지 능력을 형성하는지 많은 것을 말해준다. 또한 뇌 구조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더 높은 지적 능력의 발달에 어떤 제한을 가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의 능력과 행동의 진화에 대한 많은 것을 밝힐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룡이 현재까지 아무런 이상 없이 살아있어도 인류만큼 똑똑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룡이 존재한다면 그 자체로도 굉장히 무서운 파트너가 되지 않았을까?

[이상원 칼럼니스트]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휴학 중)
미디어파인 대학생칼럼니스트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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