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서 변호사
곽윤서 변호사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가정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이 희석되며 더 이상 이혼은 부끄럽거나 숨길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이혼은 여전히 당사자들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다. 생활상, 경제상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시간이 길면 길수록 둘 사이에 쌓인 일들이 많아 이를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이혼 여부나 조건에 대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라도 한다면 합의점을 찾는 것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혼 전, 변호사 상담을 받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도 이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려준다.

이혼 시 다루는 구체적인 쟁점은 부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의 문제가 공통적으로 다뤄진다. 만일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이러한 쟁점에 더해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쟁점은 당사자가 원만하게 합의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해결되지만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감정적인 다툼까지 발생한다면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을 소모하게 된다. 이혼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이혼을 진행하기 전부터 어떠한 쟁점이 주요 문제가 될지 파악하고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료 등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자료의 경우, 위자료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위자료란 상대방의 잘못으로 혼인 파탄이라는 아픔을 겪게 된 사람이 유책배우자를 대상으로 청구하는 정신적 손해배상이다. 따라서 위자료를 청구하고 싶다면 상대방이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혼 사유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혼 자체가 진행되지 않으므로 성공적인 이혼을 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불륜처럼 제3자가 연루된 행위로 혼인이 파탄에 이른 경우, 당사자는 제3자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와 마찬가지로 제3자의 잘못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상간자 소송이라면 상간남/녀가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에 가담하거나 불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거를 확보해야 위자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딩크족이 늘어난 오늘 날, 재산분할은 이혼 시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인 기간이 짧고 부부가 각자 자산을 관리해 온 상황이라면 비교적 재산분할이 어렵지 않지만 혼인 기간이 길고 부부간의 재산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상태로 오래 지내왔다면 분할 대상이 되는 공동재산의 범위를 산정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겪는다.

재산의 성격에 따라,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매우 복잡한 계산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재산분할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을 수 있다.

이혼 당시의 결정에 따라 이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본인도 매우 치열한 갈등을 벌이게 된다. 우선 합의와 조정을 통해 이혼을 진행하더라도 언제든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임을 잊지 말고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증거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혼으로 인한 개인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법무법인 YK 곽윤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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