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한소희-류준열-혜리가 놓친 것

[미디어파인=유진모의 무비&철학] 배우 한소희(29)와 류준열(37)이 새롭게 열애에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류준열의 전 연인 혜리(29)까지 포함해 세 명에 대한 논란이 연일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유부남이나 유부녀도 아니고, 지탄 받을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다만 류준열이 혜리와 오래 교제해 왔는데 한소희를 새롭게 사귀는 과정에서 혜리와 결별한 듯한 '환승 연애' 의혹 때문이다.

멀쩡한 젊은 남녀가 연애한다는 게 괴이한 일도 아니건만 왜 이토록 시끌벅적한지, 또 누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한 번 체크해 보자. 먼저 대중.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남성 팬은 여자 연예인을, 여성 팬은 남자 연예인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동성애자가 아님에도 동성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이성에 대한 대리 만족과는 다른 차원의 심리이다.

이성 연예인을 꿈속의 이상형으로 그린다면 동성 연예인은 부족한 자신을 대입시켜 판타지를 그리는 것이다. 혹은 친구로서 좋아할 수도 있다. 어쨌든 동성애자나 양성애자가 아닌 이상 이성에 대한 애정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대중은 그 이성 연예인이 자신과 절대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가 연애를 한다면 축복보다는 절망과 질투가 앞서기 마련.

그런데 연예인을 비롯해 연예 기획사나 콘텐츠 제작 관련 모든 관계자와 회사들은 이런 심리를 잘 알고 있다. 당연히 그런 소비 심리를 이용하기 마련.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대중은 죄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연예 산업이라는 게 애초부터 그런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정치와 같지만 심리적 바탕은 확연하게 다르다.

본질로 들어가 세 명의 당사자들. 시각에 따라 혜리가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지만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아 혜리는 무책임했고, 류준열은 비겁했으며, 한소희는 무모했다. 두 사람의 하와이 목격담이 불거지자 혜리는 SNS에 짤막하게 열대 나무 사진에 "재밌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누리꾼은 '저격'이라고 결론부터 내렸다.

이에 한소희는 다소 흥분한 반응을 보이며 '환승 연애'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다 역풍을 맞자 뒤늦게 '어쨌든 혜리에게는 사과하겠다.'라는 식으로 한 발 물러났다. 열애설에 대한 두 사람의 소속사의 대응이 결정적으로 대중의 분노의 동인이 된 듯하다. 하와이에 있는 것은 맞지만 사생활이라 확인할 수 없다는 대답은 대중을 무시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하루 뒤에 당사자들이 연애를 인정함으로써 그나마 두 연예인은 솔직함을 인정받았지만 기획사는 팬들에 대한 무책임과 무성의, 그리고 괄시의 불평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되었다. 그게 환승 연애 의혹과 맺어지면서 분노의 폭발력을 불러온 것이다. 혜리가 왜 무책임한지는 다 알 것이다. 그녀는 '재밌네'라는 글 하나 올리고 침묵하다 뒤늦게 사과했기 때문이다.

그 글을 올린 의도를 떠나 어쨌든 그 글에 대중이 반응할 것이라는 것 하나만큼은 그녀가 잘 알고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 즉각적 후속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대중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그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 것을 염두에 두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이다. 결국 환승 연애 의혹은 그녀에게서 시작된 것을 인정하는 듯한 글로 마무리했다.

한소희는 평소의 언행으로 보아 '낚였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함에도 불구하고 스타답지 못했다. 같은 여자로서 최소한의 예의는 보여 주었어야 지금과 같은 대중의 반발을 피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는 흘러가는 분위기로 보아 그녀가 가장 피해자일 수도 있다. 류준열은 한소희 혹은 소속사의 뒤에 피해 있는 듯한 형국이라 아름답지 못해 보인다.

부부의 언약을 백년가약이라고 한다. 100년도 못 사는 사람이 향후 길어야 60년을 함께 살 결혼의 약속을 백년가약이라고 하는 것은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만큼은 굳건한 사랑과 믿음의 확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이다. 결혼도 그럴진대 연애는 오죽하겠는가? 첫사랑과 결혼하는 커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있기는 한 걸까? 하지만 그걸 누구 잘못이라고 탓할 수는 없다. 애초에 결혼 제도의 근간에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차라리 플라톤의 '남편, 아내, 자식 공동 소유론'이 더 나을 수도 있었을 테니. 자유 연애와 잦은 이혼, 그리고 적지않은 사람들의 방탕한 성생활 등이 그 근거이다. 차라리 노출된 연예인이 더욱 조심스럽고 건전하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두 명이 한 몸이었다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는 바람에 갈라져 평생을 반쪽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정통 종교에서는 절대 간음하면 안 된다. 진화론은 생명의 탄생 이후 자신의 생명이 유한한 것을 아는 DNA가 그나마 종족 보존으로 영생하기 위해 성욕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모두 틀리다. 사람은 정신적 사랑의 소중함을 안다.

결국 세 사람은 무책임하거나 한 발 앞서 흥분하는 태도 등으로 인해 대중의 심기만 건들였다. 미혼의 남녀가 연애하는 게 절대 숨길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심해야 하는 건 연예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이다. 대중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이고, 대중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숙명이다. 대중의 인기 덕에 즐기면서 비교적 쉽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리니까.

유진모 칼럼니스트
유진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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