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석 대표원장
김유석 대표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미국에서 유행하던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가정)’이 자녀 양육과 일의 공존이나 경제적 부담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꼭 딩크족이 아니더라도 계획에 없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면밀히 가족 계획을 세우고 피임을 실천하는 가정이 많다.

임신은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행위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만큼 남녀 둘 중 하나라도 자녀 계획이 없다면 반드시 피임을 해주는 것이 좋다. 종종 영구적인 피임을 원하거나 더 이상 자녀 계획이 없는 경우 영구피임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영구피임법으로는 남성의 정관수술이 있다. 정관수술은 부고환과 정낭을 연결해주는 통로인 정관을 막아 인공적으로 반영구 불임을 만드는 시술이다. 정자가 몸 바깥으로 배출되지 않아 임신을 방지할 수 있으면서도 발기나 성감, 남성 호르몬 분비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메스로 음낭을 절개하고 정관을 꺼내 절개하고 양 끝을 실로 묶은 후 잘린 단면을 소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칼(메스)를 사용하지 않고 최소 침습 하에 수술하는 무도정관수술(無刀精管手術)이 사용된다.

무도정관수술은 특수 수술 기구를 활용해 0.5~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음낭에 내 정관만 꺼내 절재하고 정관의 양쪽 끝을 전기소작한 후 이중 매듭으로 결찰하는 비절개 수술이다. 작은 구멍만 만들고 수술을 진행하는 만큼 기존 정관수술에 비해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수술 시간이 20분가량으로 매우 짧고 통증이나 흉터가 적고 피부 회복도 신속하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관수술을 했더라도 정낭 내에는 수술 전 만들어진 정자가 정낭에 저장되어 있어서 즉시 피임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남은 정자를 모두 배출하고 수술 3개월 정도 지난 후에 비뇨기과에서 정액 검사를 통해 정자가 남아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관 주변에는 혈관, 신경, 근육 조직들이 뭉쳐 있는 만큼 정관수술을 안전하게 받으려면 경험이 풍부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을 필요가 있다”며 “무도정관수술은 수술 시간도 짧고 간단해 보이지만 민감한 부위를 다루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임상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아야 합병증이나 부작용 없이 안전한 피임이 가능하다.

정관수술 후 정관복원술로 가임력 회복을 꾀해볼 수 있지만 정관 복원 후에도 임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서대문 서울유비뇨의학과 김유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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