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연애 상대 앞에서는 자신의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합니다. 이것은 상대를 속이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것은 본능적인 현상이고 그것 또한 사랑의 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처럼 좋게 보이려고 꾸며낸 모습을 그 사람의 진면목인 것처럼 알았다가는 결혼 후에 후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자신이 보이고 싶은 모습을 꾸미는 데 능통한 ‘가장성 인격장애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의 어떤 면들을 감추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이나 느낌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잘못 보면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맞춰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은 자신감이 부족한 만큼 다른 사람들을 의심하고 경계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연애 상대 앞에서는 당당하고 멋있어 보이던 사람이 자기 가족이나 친구들과 있는 자리에서는 응석받이이거나 고집불통인 것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결혼해서 함께 살면서 실제로 경험하게 될 모습은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또 단순한 사치나 과소비는 교정이 가능하지만, 이런 인격장애와 겹쳐진 경우라면 교정이 아주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혼 전에 상대의 가족과 친구들과 만나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단둘이 있을 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차이가 너무 크다면 그 사람과의 결혼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잘 판단할 것을 권합니다.
혹시 만약 당신이 결혼을 하려는 상대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을 애써서 막으려 한다면 혹시 상대가 이런 점을 염려해서 그런 자리를 막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점도 잊지 마십시오.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