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전 세계적으로 그 지방의 고유 토속 신앙들이 존재하기에 이를 다 표현할 수는 없다. 어떤 이는 나름의 규범을 가지고 그것을 정리하고 구분하려고도 하는데 구분을 하는 것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토속신앙을 지칭하는 샤머니즘은 샤먼(shaman)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현상으로 정의되는데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자. 샤먼은 전 세계의 토속 신앙에서 환자를 고치고 저 세상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어지는 인물이다. 샤머니즘은 전 세계적으로 원주민의 집단에서 많이 발견된다.

샤먼은 공동의 제사를 주관하고 병 등의 치유자이며 망자의 영혼을 저 세상으로 인도한다. 이런 일을 그는 마음대로 자기 몸을 떠나는 힘(엑스터시)을 발휘하여 수행한다. 시베리아와 동북 아시아에서는 자의나 타의보다는 주로 샤먼인 부모로부터 세습을 받거나 선택에 의해 샤먼이 된다.

모든 문화에서 샤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치유이다. 병은 영혼의 상실로 간주된다. 그래서 샤먼은 환자의 영혼이 몸을 떠나 방황하는지, 악령에게 탈취당했는지 혹은 다른 세계에 갇혀 있는지를 먼저 진단한다. 전자의 경우 샤먼은 그 영혼을 환자의 몸에 다시 집어넣는다. 후자의 경우는 힘들게 하계에 내려가야 한다. 규칙적으로 몸을 흔드는 것은 샤먼이 저승에서 망자의 영혼을 새로운 거주지로 안내하는 과정이다.

통상적으로 샤먼은 자기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조력신을 두지만, 그 신들에게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강신은 샤머니즘이 다른 마술적, 종교적 개념과 혼합된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샤머니즘은 원시종교의 특성을 지닌 신비적 경험이다. 샤먼은 단순히 신비가일 뿐 아니라, 그 부족의 전통적인 구전을 지키는 자이기도 하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북아시아의 퉁구스어에서 유래가 된 단어 ‘shaman’은 샤머니즘의 카잔 칸영토를 1552년에 러시아군이 정복하면서 서방에 유입이 되었다. 세상의 종교적 전통을 배우면서 서양의 학자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유사한 종교적 행위를 발견하고 이들의 토착종교를 샤머니즘(shamanism)으로 불렀다.

그렇다면 ‘샤머니즘(shamanism)’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샤머니즘은 ‘샤먼(shaman)’에서 나온 말인데 동부 시베리아에 사는 몽고족의 퉁구스어 ‘šamán’에 기초하고 있다. 퉁구스어는 시베리아의 토착민들과 교류하면서 러시아인들에게도 전래되었다. 이 단어는 네덜란드 여행자 Nicolaes Witsen의 저서 “Noord en Oost Tataryen”을 통해서 서유럽에 1692년경 전래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śráma(피로, 노동)’에서 산스크리트어 ‘śramaná(고행자, 승려)’가 나왔고 팔리어 ‘samana’와 토하라어 ‘ṣamāne(monk)’을 거쳐 중국어 ‘沙門(shāmén : 불교 승려)’으로 유입되었다. 이 단어가 몽고족의 퉁구스어 ‘šamán’이 되고 러시아어를 거쳐서 독일어 ‘Schamane‘이 되었다. 이 독일어가 ‘shaman(아는 사람)’이 되고 다시 ‘샤머니즘(shamanism)’으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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