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인터넷 기록, 이젠 잊혀질 시간 [박용선 칼럼]

(주)탑로직 디지털장의사 대표 박용선l승인2021.04.14l수정2021.04.14 10:0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 제공=(주)탑로직

[미디어파인 칼럼=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최근 인터넷에서 연예인이나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했던 말이나 실수, 행동 등을 순간 포착한 뒤 캡처된 이미지와 함께 'OOO 박제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하고 많은 이들이 퍼나르면서 공유되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박제하다'라는 표현은 어디서 시작된 용어일까. 본래 자연사하거나 사고사한 동물의 사체 가죽을 사용해 표본을 만들고 뼈를 사용해 골격을 제작해 다시 되살아난 듯하게 만들어 주는 과정을 일컬어 '박제'라고 한다. 동물박제가 전시 및 연구 등에 활용하기 위해 죽은 동물을 살아 있을 때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인터넷상에서의 박제는 조금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빠르게 공유되는 세상에서는 온라인상에서 박제된 흑역사는 더이상 유명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나의 평범한 일상이나 과거에 남긴 행적들이 인터넷에 박제되어 영원히 남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특히 취업이나 승진, 결혼 등 중차대한 일을 앞둔 시점에서 철없던 시절의 기록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최근에는 기업에서 입사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 SNS를 서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잊고 있었던 옛 계정에서 친구들과 욕설을 주고받았거나 커뮤니티에 누군가를 비난하는 댓글들을 달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도 과거의 기록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사귀던 이성에 대한 정보나 개인적인 사생활들이 개인 계정에 남아 있음에도 미처 처리하지 못했을 경우 미래의 배우자나 그 주변인물들이 알게 될 수 있고 심할 경우 파혼에 이를 수도 있다.

자신의 동의도 받지 않는 불법 영상물이 인터넷에 박제된 경우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 평판관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일상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연인과 찍었던 동영상이 복수의 목적으로 인터넷에 공개되고 판매되는 리벤지 포르노로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이어지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물론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행안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도입한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라고 해서 주민등록번호와 아이핀, 휴대폰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각 항목별로 사용 내역이 있는 웹사이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회원 탈퇴 신청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5년까지만 관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고 탈퇴를 하더라도 타인에 의해 이미 공유되어 다른 곳에 박제된 기록물은 일일이 찾아가 삭제 처리를 요청하지 않는 이상 완벽히 지울 수는 없다.

성범죄 피해도 마찬가지다. 몰카와 같은 불법 영상물이나 사진의 경우 해외 음란물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내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또 국내 검색이 차단된 경우가 많아 검색 모니터링 자체도 해외 IP를 통해 검색해야 접속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작업을 일반인이 다 해내는 것인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인터넷상에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 박제된 수많은 인터넷 기록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도 영영 잊혀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불안감에 휩싸인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희망이 바로 우리와 같은 디지털장의사다. 온라인 기록 삭제를 전문으로 주력하는 디지털장의사들을 통해 질기도록 따라오는 과거의 기록들을 지워나가고, 나아가 '잊혀질 권리'를 지키고자 한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말처럼 인터넷에 남긴 무책임한 표현들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가 뒷받침돼야지만  비로소 아름답고 클린한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주)탑로직 디지털장의사 대표 박용선

[박용선 탑로직 대표]
-가짜뉴스퇴출센터 센터장
-사회복지자, 평생교육사
-(사)사이버1004 정회원
-인터넷돌봄활동가
-서울대 AMPFRI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고려대 KOMA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마케팅 애널리틱스학과 대학원 졸업
-법학과 대학원 형법전공
-전)희망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주)탑로직 디지털장의사 대표 박용선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주필 : 김주혁  |  편집국장 : 김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1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