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들킨 외도 배우자의 반응 [박수룡 칼럼]

외도 배우자의 유형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l승인2021.04.23l수정2021.04.23 09:5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수룡 원장의 부부가족이야기] 외도는 배우자 간에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이고 부부 관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그 피해는 가정 폭력보다 결코 작지 않다.

외도는 2중의 덫을 만든다. 첫번째 덫은 외도라는 배신 행위 자체이고, 두번째 덫은 외도가 발각된 후 부부 간에 주고받는 상처들이다. 많은 외도 배우자들이 외도 후 수습 과정에서 상처 배우자에게 잘못 대응하여 그나마 남아있는 신뢰 회복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우선 외도 배우자들의 일반적인 대응 유형을 살펴보자.

§ 외도 배우자들의 대응 유형

1. 부인형
명백한 외도 증거를 잡혔음에도 무조건 사실이 아니라고 잡아떼는 사람들이다. 이들도 마음 속으로는 ‘진작 그만 두려 했는데 시간만 끌다가 들키고 말았네. 이제는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괜히 인정했다가 골치거리만 커질 테니 딱 잡아떼는 게 상책이다’고 믿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 주위에는 실제로 이렇게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당신이 이 유형에 속한다면, 이것이 상처 배우자의 입장을 모르는, 그야말로 자기 중심적인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상처 배우자는 당신이 잘못을 인정하고 확실하게 개선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잘못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니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도의 증거를 잡으려는 추적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도망자의 싸움이 계속되어 부부 관계는 물론 가정 생활 전체가 엉망으로 되기 십상이다.

2. 배짱형
외도를 숨길 수 없게 될 때, “그래서 어쩔 건대? 그럼 이혼이라도 하든지!” 비웃으며 더 강하게 버티는 사람들이다. 이런 적반하장식의 당당한 태도에 할 말을 잊은 상처 배우자는 ‘중증 우울’ 상태로 떨어지는데, 배짱형 외도 배우자는 자신이 이긴 것으로 여기고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당신이 이 유형의 남자라면 평소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여자라면 배우자에 대하여 경멸에 가까운 실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는 것보다 더 끔찍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이런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어쩌면 당신이 바라는 대로) 이혼하게 되거나 이혼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당신의 자녀들에게서 나타난다. 이런 가정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성장기에 문제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기가 어렵다. 당신이 부부 싸움에서는 이겼을 지 모르지만, 온 가족을 불행하게 만들고도 과연 이겼다고 할 수 있을까?

3. 조건형
외도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상처 배우자의 분노와 추궁은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미안하다고 했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 건데? 이제 그만 좀 해!” 라며 사과인지 위협인지 알 수 없는 말로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 ‘내가 외도를 끝냈으니까 너도 이제 정상으로 돌아오라’는 식이다. 외도 배우자들 중 상당수가 이런 유형의 잘못을 저지르곤 한다.

당신이 이 유형이라면, 다음의 질문에 대답해보라. 당신이 외도를 끝내면 그걸로 아무 일이 없어지는 것인가? 당신의 외도를 끝낸 것이 상처 배우자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미안하다고, 이제 그럴 일 없을 거라고 하면 그것으로 정말 끝이겠는가? 그렇다면 아무 일이 없을 때 당신은 왜 외도를 시작했는가? 아직 충격과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처 배우자에게, 당신의 외도로 생긴 불화의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가? 진정으로 정상 상태를 회복하고 싶다면, 이어지는 글을 통해서 당신이 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바란다.

4. 애걸형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가 원하는 대로 다 하겠다는 사람들이다. 상처 배우자가 시키는 대로 집안 일도 떠맡고, 휴대폰과 은행계좌 비밀번호도 개방하고, 근무 시간 외의 활동도 모두 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상처 배우자에게 “내가 잘못했지만,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이제 화 좀 풀면 안돼?” 호소하며 지친 하루하루를 보낸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런 사람들에게는 먼저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 당신은 진정성 있게 반성도 하고 또 그에 따른 속죄 행동도 충분히 하고 있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상처 배우자도 잠시는 그런 상태에 만족하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당신의 배우자는 ‘원하는 것을 얻은 것 같은데 진정으로 행복하지는 않은’ 상태가 되고, 당신 역시 ‘한순간의 잘못으로 모든 걸 망치고 말았다’는 자기연민에 빠지게 된다. 이는 당신 부부가 정말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죄인과 심판관’으로 사는 것은 누구에게도 행복한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또다른 중요한 점들은 차차 설명하겠다.

5. 반성형
외도에 대한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되, 두 사람 모두 개선할 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외도를 순전히 개인적인 탈선만으로 보지 않는다. 외도 자체는 분명히 본인의 잘못이지만, 그렇게 된 데에는 서로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문제가 있었을 거라는 점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외도가 가져온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이런 유형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안타깝게도 매우 드물다. 앞에서 말한 다른 유형의 부부도 상담을 통해서 이렇게 바뀔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부부와 상담하는 것은 상담자에게도 대단히 즐겁고 보람 있는 작업이다. 이 유형의 부부라면 그 모든 과정을 함께 노력하면서 더 나은 삶을 실현할 수 있다. 다만 ‘열심히 하니까 그만큼 빨리 나아지겠지’라는 성급한 생각을 버리고, 오랜 시간이 들더라도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기 바란다. 사실 외도는 부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적절하게 풀어내지 못한 채 넘겼던 여러 문제들이 잠재되었다가 폭발한 사건이기 때문이다.(다음편에 계속...)

▲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박수룡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수료
미국 샌프란시스코 VAMC 부부가족 치료과정 연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겸임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현) 부부가족상담센터 라온 원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미학적 포토갤러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5가길 28, 10층 1016호(적선동, 광화문 플래티넘  |  대표전화 : 02-734-8802  |  팩스 : 02-6383-0311 ㅣ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4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20일 ㅣ제호 : 미디어파인 ㅣ 발행인 : 문수호  |  대표이사 : 이창석   |  주필 : 김주혁  |  편집국장 : 김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창석
Copyright © 2021 미디어파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