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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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신수식의 세상읽기] 2022년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명이 되지 않는 인구절벽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미 2020년부터 실질적인 인구감소에 놓여 있는 것이 한국이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증가시킬 대책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소득이 증가하고 자유로운 사회활동 환경이 좋아질수록 그 사회의 출산율은 감소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특히 높은 소득은 많은 희생과 노력을 요구하는 결혼과 출산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질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의 다양한 활동으로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자 한다.

오늘날 출산율을 저하시키는 원인들이 매우 많으며 일발적인 원인과 그 사회가 지니는 보다 더 독특한 원인들이 있다. 먼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출산율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몇 가지를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 유형 복지모델의 실패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사회에 참여하는 여성들에게 출산 혜택을 주더라도 실질적인 출산율의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출산율이 하락하는 추세에 놓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기에 출산으로 자신의 삶이 가정에 매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출산으로 사회에서의 경력단절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여성의 고학력화, 전문화, 사회적 신분상승이다.

명문대학교를 중심으로 여성의 입학과 졸업, 전문학위 취득, 전문직장 등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결혼대상을 만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물론 그만큼 결혼가능성이 적어지는 현상에서 결혼과 출산이 저하될 수밖에 없게 되는 현상이다. 세계의 공통적인 사항으로 여성이 자신의 조건보다 더 나은 남성을 주로 찾다가 보니 고학력, 높은 연봉의 여성들이 결혼하지 못하거나 안 하는 경우가 흔하다.

셋째, 높아진 생활수준이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가정생활이 노동집약적이지 않고 현대인류문명의 이기에 의해 매우 편리하게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의미가 크게 약화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리고 특히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의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가 특징적으로 지니고 있는 몇 가지 원인들도 있다.

첫째, 심각한 고용 불안정이다. IMF 이후 크게 늘어난 비정규직과 고용불안이 출산율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육아는 안정적인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만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안정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019년 이후 기준 36% 이상으로 OECD 최고수준인 것이다.

둘째, 높은 교육비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의 사교육비는 세계적 수준이다. 보통 자녀의 교육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시기는 필연적으로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 때이다. 이 시기 부모의 나이는 이미 50대 초반이며 비혼과 늦은 결혼이 늘어나는 2020년대부터는 부모가 이 무렵에 50대 후반, 심하면 환갑이 넘는 나이다. 고용불안이 심화되며 평균 근속 연수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인지라 대다수는 직장에서 퇴직하고 재취업이나 자영업을 알아봐야 하는 시기라고 할 때 걱정은 당연하다.

셋째, 상대적으로 높은 부동산이다. 주택 가격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집값 상승은 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를 때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1985년부터 2014년까지 OECD 19개국을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이 오를 때 출산율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부동산가격이 높기에 결혼과 출산, 육아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넷째, 지나친 경쟁과 수도권 집중이다.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대한민국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이 일자리나 인프라 같은 자원들이 거의 모두 서울로 집중되는 서울공화국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서울 중심의 도시국가화되면서 도시국가의 전형적인 문제인 지나친 경쟁, 높은 집값, 취업난, 낮은 출산율 등 현상을 모두 겪고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그 심각성 또한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로서 이의 해결을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는 그 해결책을 제대로 내놓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미 위에서 언급했던 저출산의 문제점을 제대로 보완할 정책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저출산의 문제를 주로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문제로 여겨 정부중심의 방안을 마련하려고 했으며 실패를 했다는 사실에서 이제는 저출산의 문제가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수식 정치학 박사
신수식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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