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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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신수식의 세상읽기] 새해인 2024년 1월 2일 부산에서 야당대표에 대한 정치테러가 발생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1월 10일 테러 당사자인 이재명 더블어민주당 대표가 퇴원하였다. 심각한 상황이 아닌 모습으로 퇴원하는 모습을 접하면서 필자는 물론 많은 국민들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여겼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테러는 정치와 종교, 사상적 목적을 위해 폭력적 방법의 수단을 통해 민간인이나 비무장의 개인, 단체, 국가를 상대로 사망 혹은 신체적 상해를 입히거나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어떤 행동을 강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러한 테러는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적 상황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테러가 한국에서 야당대표에게 발생하였다는 사실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불안과 갈등 상황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이렇게 한국사회를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 한국정치세력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테러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각 진영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왜곡이 그 도를 넘고 이에 의사회, 언론, 유튜브 등이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막장드라마 같은 수준으로 전락하는 부끄러운 사회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이 국내외적으로 매우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서 이러한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할 상황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 나르고 증오와 혐오를 부추겨 반대세력에 대해 정치적 테러를 조장하며 국론을 분열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얻기만 하면 된다는 행태를 더 이상은 국민이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자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사건에 대한 수사결과가 1월 10일인 사건발생 8일 만에 발표되었다. 부산경찰청은 1월 10일 오후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의 진술분석 등을 종합하여 피의자 김씨의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 자작극, 사주설 등 온갖 낭설이 나돌며 상대 정치진영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고 또 어이없는 가짜뉴스와 황당한 루머가 SNS를 타고 난무하였다. 정치적 편향성이 강한 유튜브와 SNS의 자극적이고 왜곡된 영상이 확산되고 극단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유튜브 방송양상이 매우 극성스러운 가운데 일부 유튜버들은 흉기로 나무젓가락을 썼다, 가짜 피다 등 조회수를 높이려 온갖 자극적인 음모론으로 사실을 왜곡했던 것이다.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낭설이 그리고 본질과 관련이 없는 선동과 조롱의 언어들로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 나아가 팬덤정치가 낳은 대결구도를 극도로 치닫게 만들어갔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다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막말을 쏟아내는 암담한 정치현실을 보면서 어쩌다 우리 한국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정말 참담한 생각에 화가 치미는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양식이 있는 정상적인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 또한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에 화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상대편은 무조건 아니고, 우리 편이면 무조건 옳다는 편향된 확증왜곡으로 사실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는 관점에서 우리사회를 갈등을 조장하고 대립를 확대하여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즉, 확증편향(確證偏向/Confirmation Bias, Myside Bias)은 자신의 목적을 위한 견해,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의 목적에 적합하지 않아 사실이라고 해도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하는 성향의 심리학적 용어이다. 즉,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의 유사한 정보만 취하고 그 외는 전혀 무시하는 자기 생각에 대한 맹목적인 강한 확신, 흑백논리,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행태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극단주의정치를 심화시킨 확증편향의 그동안 극단적 증오, 혐오정치가 급기야 폭력적 행위로 표출된 것이 이번 정치테러라고 진단한다. 거대 양당 간의 대립, 심지어 같은 당내에서도 서로 생각이 다르면 적대시하고 척결의 대상으로 삼으며 살벌한 분위기 속에 폭력이 용인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양극단으로 쪼개진 진영 간의 대립 속에서 확증편향에 빠진 팬덤과 열성 지지층이 상대를 향한 혐오, 적대, 음해, 왜곡에 함몰되어 타도해야 할 상대를 악마화 하며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양극화 정치가 결국 이런 비극적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테러사건에 대해 해외언론들 또한 한국사회의 확증편향심화현상이 무조건 내 편은 옳고, 네 편은 틀렸다로 귀결되게 하여 사회적 불안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결국 평범하지만 고립된 개인에 의한 정치 테러 등 극단적인 행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가짜뉴스의 급속한 확산은 다른 형태의 테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사회적 불안과 갈등을 심화 시키는 증오, 혐오정치와 가짜뉴스 확증편향 속에 파묻혀 자신만의 허구에 빠져 살의(殺意)까지 조장하는 사이비 언론, 유튜브, SNS 등과 더불어 추락한 한국정치다. 초당적 협력과 협치의 상실, 통합과 갈등 해소보다는 권력쟁취로 확증편향만 부추기는 정치권이 문제며 원죄인 것이다. 즉, 공동체가치를 결집하는 논의의 품격이 허물어지고 토론과 비판이 실종되고 폭력으로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팬덤 정치, 갈수록 극단적 양극화의 중병을 앓고 있는 한국정치자체의 문제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정치테러를 통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타협과 협력의 정치로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 여야가 반드시 법과 제도를 함께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신수식 정치학 박사
신수식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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