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준원장의 아이케어] 완연한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때가 됐다. 야외활동을 하다보면 피부, 눈 등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지게 마련이다. 자외선은 건강에 이롭기도 하지만 노출이 길어지면 질환을 가져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자외선은 피부가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긴 시간 노출되면 화상을 입거나 피부 노화, 피부암 등이 생길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눈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오랜 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안구 노화가 빨라져 백내장 황반변성 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눈에는 자외선을 막는 방어장벽이 있다. 수정체가 자외선 차단 필터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투명해야 할 수정체가 점점 혼탁해진다.

자외선은 수정체 단백질에 영향을 준다. 수정체가 더 빠르게 혼탁해져 백내장 발병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흐려져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백내장은 고령층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국내 40대 백내장 유병률은 11.1%다. 40대에도 10명 중 한 명이 백내장 환자라는 의미다. 물론 50대(35.7%),65세 이상(90%)의 유병률이 높긴 높다. 

백내장 주 원인은 노화이지만 자외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자외선이 눈 속에 활성산소를 생성해 몸 안의 산화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백내장 환자의 20%가 자외선 때문에 발생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내장 발병률이 3배 이상 높다는 통계도 있다. 백내장이 생기면 빛이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해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을 방치하면 실명(失明)에 이를 수 있다. 백내장을 피하려면 위험인자인 자외선 노출을 피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구름이 끼거나 흐린 날에도 구름에 반사된 자외선 때문에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챙기는 게 바람직하다. 

예방 노력에도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답답하다면 안과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한쪽 눈을 감고 사물을 응시했을 때 사물이 둘로 겹쳐 보이고 돋보기나 안경을 써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백내장을 의심해 볼만 한 증상이다.

백내장 진단 환자 중 수술해야 하는 환자는 15% 정도다. 백내장 때문에 멀리서 사람을 보고도 인사를 못한다거나 TV 자막이 흐리게 보이고, 골프를 치는데 공이 잘 보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수술을 고려해 한다.

백내장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인공수정체는 교체할 필요 없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안을 함께 교정하는 인공수정체도 나왔다.

예전에는 백내장 수술을 하더라도 가까운 사물을 보기 위해서는 돋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 기술의 발달로 수술을 하면 멀리 볼 때와 가까이 보는 것을 안경 없이 다 가능하게 되었다. 렌즈에 따라 잘 보이는 거리와 그렇지 않은 거리 차이는 있지만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주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다.

물론 백내장·노안 수술을 한다고 해서 20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수술 받은 뒤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면 인지기능이 좋아지고 우울증도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할 만하다.

▲ 아이준 안과 김영준 대표원장

[김영준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 병원 안과전공의 수료
現 아이준 안과 대표원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대한안과의사회 정회원
노안·백내장 수술 1만 케이스 집도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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