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최근 동아, 매경, 그리고 허핑턴 포스트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의 쇠락에 대한 기사를 다루었다. 한때 한국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도하고 트렌드를 이끌던 업계 1위가 많은 매장을 정리하기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또한 95년도 한국에 런칭한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토니 로마스도 2014년 기점으로 모두 폐점하였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90년대 도입기, 2000년 성장기 및 팽창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외식 시장을 이끌었고, 2010년 성숙기를 지나오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각종 기사의 주요 논지를 필자의 관점으로 정리하면, 첫번째는 치열해진 경쟁과 불황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난립하면서 90년대 중반부터 경쟁이 촉발되었고, 각 브랜드별로 흥망성쇠를 거듭한 후 지금은 약 5개 정도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넓은 평수와 그에 따른 인건비 등의 유지관리비가 높기 때문에 높은 가격의 제품으로 승부하여 영업이익을 극대화하지 못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불황에 약한 구조이다.

▲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 골드 코스트 코코넛 쉬림프]

두번째는 가치소비이다. 불황이 지속되고 장기화되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인다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소비를 멈추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구매가 둔화되었고, 따라서 본인이 느끼는 가치있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저렴하고 품질력 있는 것을 구매하는 전략적 구매 형태로 변화되었다. 흔히 성장율이 둔화되어 있는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비형태를 우리나라 또한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이 흔히 이야기하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비즈니스는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높다.

약 10여년의 영화기 이후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비해 패스트푸드 시장은 여전히 그 세력이 강성하고, 규모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하나의 시장을 죽게하고 무엇이 하나의 시장을 지속적 성장을 시키는 것일까? 이번 칼럼은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패스트푸드가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 논지를 펴보고자 한다.

1.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소제목을 보고 고객 만족이나 고객의 니즈에 맞는 메뉴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필자가 말하고 있는 것은 고객의 수이다. 필자가 예전 조사했던 자료에 의하면 패밀리 레스토랑의 일 평균 고객수보다 패스트푸드 매장의 고객 수가 약 3~4배 정도 많다. 즉 더 많은 고객이 매일 패스트푸드를 더 찾는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1일당 소비하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패밀리레스토랑의 매출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고객의 수가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경험도가 높아 진입장벽이 낮고, 발전하면 충성도가 생긴다는 것을 포괄한다. 당신이라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집 앞 식당과 몇 번 먹었던 경험이 있는 약 50미터 거리의 식당 둘 중 고르라고 한다면 십중팔구 후자를 택할 것이다. 따라서 많은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의 자산이다.

▲ [2012년 2/29 버거킹 와퍼주니어 단품 1,500원 행사]

패스트푸드는 누구보다도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온 35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치원, 초등학생부터 50~60세 고령까지 패스트푸드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즉 누구나 식사의 옵션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곳이다. 반면 패밀리레스토랑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고객 만족은 고객의 필요에 의해 발생하는 결과물이다. 간단하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해놓고, 고객이 매장에 와 먹으면 되는 것이다. 즉 브랜드를 운영할 때 고객 만족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준비를 하는 것은 식음료 시장에서 그 제품이 맛이 있던 없던 고객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 분기점 중 하나이다. 외식에서 중요한 고객 니즈는 무엇이 있을까? 저렴한 가격, 빠른 서비스, 다양한 메뉴, 취식 편의성, 양 등 참 많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는 이 중 몇 가지 항목에 집중하면 되겠지만, 실제로 해당 상권 내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위의 요소들에서 모두 우위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격도 저렴하고 서비스도 빠르고 메뉴도 다양하고 먹기도 편한데 양이 좀 작다라는 표현이라면 그 매장은 오래 못갈 확률이 높다.

필자가 자주 가는 맛집은 거의 대부분 박리다매형이다. 이 문장에서 의미있는 것은 “자주 가는”과 “박리다매형”이다. 박리다매형의 식당은 가격이 저렴하고 혀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그래서 그런지 자주 찾게 된다. 이러한 식당은 필자와 같은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며, 자주 찾는 단골손님으로 안정된 매출과 함께 식당을 지지하는 충성고객까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충성고객은 만남이나 식사를 위해서 지인과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층을 탄탄하게 하는 역할도 하는 셈이다. 박리다매형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맛이 다소 변하더라도 어느정도 고객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가격이 조금 비싼 식당의 경우 맛이 변하거나 일관성이 떨어진다면 운영하기 쉽지 않을 것이지만, 박리다매형 식당은 “그래도 싸니까”라는 일종의 심리적 방어벽을 생성시켜 준다. 패스트푸드는 패밀리 레스토랑 뿐만이 아니라 일반 식당에 비해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이런 경쟁력은 고객 유치와 유지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2. 빠른 회전율은 다음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

점심으로서 패밀리 레스토랑을 고려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과연 1시간 내에 먹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그래서 30분 빨리 나가거나, 30분 늦게 사무실 들어오거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점심시간은 1시간 밖에 안되지만 말이다. 결국 패밀리 레스토랑은 1회전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저녁은 더 심할 것이다. 왜냐하면 저녁으로서 패밀리 레스토랑을 간다는 것은 최소 2시간의 러닝타임을 고려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밀리 레스토랑은 1회전을 위한 많은 좌석수가 필요한 편이다. 좌석수가 적고 한 테이블의 회전율이 낮은 경우 문제는 (1)고객이 왔을 때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다는 점 (2)차후 고객이 점심식사를 위한 옵션으로 고려하지 않을 확률이다. 그래서일까 어떤 패밀리 레스토랑의 좌석은 테이블과 의자의 간격이 좁고 의자가 움직이지 않는 고정식에 바둑판같은 인테리어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점심으로서 패스트푸드는 어떠할까? 패스트푸드를 골랐다는 것은 30분 정도 식사를 하고, 30분 정도의 커피나 디저트를 간단하게 더 먹을 수 있는 옵션까지 고려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무리 길어도 주문부터 먹고 나오는 시간까지 30분 정도에서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 했던 빠른 서비스와 취식 편의성이 어우러진 결과물일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최소 2~3회전이 가능한 구조이다.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좌석 운영도 한층 수월하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큰 어려움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점심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 서 이야기 한 낮은 회전율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방문 고려 시에도 패스트푸드냐 아니냐에 대한 고민만 발생하지, 가서 기다려야한다는 2차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패스트푸드는 최근 배달 시장에 뛰어들면서 영역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배달 시장의 장점은 매장의 운영 공간이 작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패스트푸드의 배달 매장은 기존의 매장에 배달 시스템을 추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비용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배달까지 고려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면 조금 더 컴팩트한 매장까지도 고려가 가능하고 수익률 측면에서도 개선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도미노피자는 앉아서 먹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매장 운영 및 관리비용이 적게 든다. 반면 고객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식을 시키는데 성공을 하면서 가격이 높지만 배달시장에서 강자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높은 이익률을 가지고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3 마치며

우리는 종종 미국에서 맥도날드의 경영 실적 악화에 따른 사장단 교체 소식을 종종 접한다. 미국에서는 영원할 줄 알았던 맥도날드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다고 평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곧 회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로벌 기업의 장점인 여러 나라의 성공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미국에 다양하게 적용해보고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예전 기사에 한국의 배달 비즈니스를 미국에도 적용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본적이 있다.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도 한식으로서 확장을 많이 하고 있고, 그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다. 서두에 이야기 했던 고객 니즈를 잘 파악하여 브랜드를 런칭한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향은 기존의 웨스턴 스타일 패밀리 레스토랑이 곧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브랜드 확장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깊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웨스턴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한 연구가 더 이루어지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 준비되어 예전의 영화를 회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 / 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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