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미주 교수의 세상사는 이야기] 요즘 TV를 보다 보면 ‘연예계의 마당발’ 또는 ‘연예계의 인맥왕’이라는 표현을 종종 듣게 된다.

그렇게 그들만의 라인이 형성되고, 새로운 예능 프로가 개설되더라도 그 라인이 그대로 메인 출연진이 돼 ‘똑같은 얼굴들’이 겹치기로 출연한다. 그로 인해 그 프로그램은 ‘뻔한 프로그램’이 되기 십상이고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인맥의 예로 개그맨 이경규씨의 인맥으로 천하장사 강호동씨가 지금은 대형 스타 MC로 활약하며 대표적인 “규라인“으로 꼽히기도 하고 두 번째라면 서러울 또 하나의 예가 개그계의 잰틀맨 유재석씨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라인“ 으로 조세호씨와의 collaboration이 아닌가 한다.

이렇듯 라인이 한번 형성되면 이들의 ‘지인찬스’는 ‘활동의 꽃’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나름의 입김이 있는 이들의 눈에 들면 열심히 하고 있던 선배들도 추월하는 것은 물론, 말 그대로 ‘활동에 팔자가 풀리는 경우’를 TV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예능 프로등에 출연해 본인들이 사연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인맥찬스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정제계 外 공무원 조직 등 많은 조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인맥찬스는 ‘자신의 욕구에 따른 행동’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힘을 가진 자’들과 은밀히 만나 협상하는 등 조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있기도 하다.

며칠 전 인근 도시의 교육청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는 “막히는 도로에서 차들이 줄 서서 기다리며 진행 중인데 갑자기 어떤 차가 억지로 끼어드는 거야. 기다리는 사람들이 누군 끼어들 줄 모르냐는 등의 질타가 이어졌지. 그런데 또 다른 차가 끼어들어서 계속 늦어지는 거야. 나도 끼어들어서 가는 게 맞을까? 아님, 바보처럼 그냥 끝까지 질서를 지키고 늦게 가는 게 맞을까? 고민했어”

그렇게 말문을 연 친구는 깊은 시름을 토해냈다.

그 친구는 동기 중에서 사무관 승급을 좀 일찍 했던 터라 올해 서기관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

인사가 있기로 했던 날, 기대와는 다르게 입사 후배의 추월 발령이 있었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후배가 추월하게 된 이유는 암암리에 공개가 됐고, 학연과 지연의 인맥이 작용한 인사였다는 것이다.

상처를 받고 속이 많이 상했을 친구에게 위로를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친구의 마음을 더 초라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입을 다물었다.

평소 성실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월등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 친구는 기대했던 서기관 승진을 후배에게 추월당하며 상실감으로 채워졌다.

그는 고민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재산, 학력, 인맥도 능력’이라던 말이 떠올랐다.

뜻밖의 갑작스러운 판국에 ‘후배에게 추월당한 무능한 선배’로 이미지가 추락할 수도 있었다.

현대 조직사회의 ‘인맥찬스’로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인사 사례가 친구의 경우만이 아니다.

각처에서 자신의 업무를 묵묵히 해내며 그 조직에 기여 하는 이들의 진정성 있는 활약이 배제되는 경우는 너무도 흔하다.

4월 7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모 도시의 출마 후보의 혹세무민(惑世誣民)도 한낱 가벼운 낙엽 한 장만큼의 가벼운 가림막으로 잘못이나 허물을 덮으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와 비슷한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가 되지 않는 상실감이었다.

“교육공무원으로써 우리 도시의 학생들에게 난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막상 내 아이들에게 질서를 지키는 게 맞다고 가르쳐야 할지, 수단을 가리지 않은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라고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친구의 교육공무원다운 소신된 고민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교육공무원으로써 건강한 사고와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인맥으로 만들어진 자리에서 수치스러운 양심 정도는 주머니 속에 넣고 자신의 직업에 있어 가져야 할 건강한 사고와 사명감은 어디에 있는지...

박미주 교수(작사가. 전 서남대 예술경영 교수
박미주 교수(작사가. 전 서남대 예술경영 교수

[박미주 교수(작사가. 전 서남대 예술경영 교수)]
관악FM라디오 진행 (박미주와 차 한잔 할까요)
한국 에니어그램 경영협회 부대표
박미주의 마음연구소 소장
대중가요 작사가
2014년 서울 경제 100인의 CEO 선정
파주민보, 미디어파인 칼럼리스트 外

[학력사항]
서강대학교 경영학사
중앙대학교 창업 대학원 기후경제학 석사

[저서]
에니어그램 인생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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