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 칼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밝은 빛이 비쳤다.우리나라가 2월 22일(한국시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막을 내린 2016년 제2회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기대 밖 수확으로 2년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설상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신기원을 이뤄
우리나라는 당초 금메달 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5위권 유지를 목표로 삼았으나 목표보다 배가 많은 금메달 10개에다 은, 동메달 각각 3개씩을 따내 청소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종합 2위의 금자탑을 쌓았다. 4년 전 제1회 인스부르크 대회 때보다 금메달이 4개나 더 많은 최고 성적이다. 특히 1위인 미국과 금메달 10개와 총 획득 메달은 16개로 똑같았으나 은메달 숫자에서 뒤졌을 뿐이다. 이번 릴레함메르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우리 선수단에게 설상종목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 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

성인, 청소년을 모두 합한 국제동계대회에서 설상종목인 스키에서 사상 처음으로 메달 소식을 전함으로써 동계스포츠 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 그 주인공은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김마그너스(부산체고). 김마그너스는 크로스컨트리 프리와 10㎞ 프리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건데 이어 크로스컨트리 클래식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한국 노르딕 스키를 책임 질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김마그너스는 이미 지난해 노르웨이가 아닌 어머니 나라인 한국대표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는 다부진 결의를 밝힌 적이 있어 우리나라에 설상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어 줄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 스노보드 3위 정유림(오른쪽)

김마그너스와 함께 스노보드 남녀 하프파이프에서도 예비 스타들이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하프파이프는 기울여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5번~8번의 공중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5명의 심판이 기본동작, 회전, 테크닉, 난이도에 따라 10점 만점으로 채점하여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 아직 국내에 생소한데다 국제규격 경기장도 갖춰지지 않아 주로 해외에서 훈련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정유림(수리고)이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이민식(양평 단월중)이 아깝게 4위에 그쳐 메달은 놓쳤으나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정유림은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한데다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의 클로이 김도 한국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좋은 조건에서 훈련만 제대로 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겨 여제’ 김연아의 모교인 군포 수리고에 또 다른 동계스포츠 스타 탄생을 예고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빙상에서도 차세대 스타 재목 등장해
우리나라는 이번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따낸 10개의 금메달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5개,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등 모두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강세종목의 전통을 그대로 지켰다. 무엇보다 스피드스케이팅 전체 6종목 가운데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놓쳤을 뿐 5개의 금메달을 가져 와 쇼트트랙에 앞서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특히 남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란히 1,500m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오른 김민석(평촌고)과 박지우(의정부여고)가 돋보인다.

▲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금메달 김민석

김민석은 스피드스케이팅 세부 종목에 3,000m, 5,000m가 더 있었다면 더 많은 메달도 가능했을 정도로 장거리에 탁월한 능력을 갖춰 일찌감치 ‘포스트 이승훈’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유망주다.

▲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와 매스스타트 금메달 박지우

또 박지우는 한 살 많은 오빠 박기웅(의정부고)과 함께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주니어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금메달 5개를 합작한 남매로 유명세를 타기도 한 평창올림픽 메달 기대주들이다. 여기에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추가한 김민선(서문여고)은 ‘제2의 이상화’로 자리를 굳힌 느낌이다.

▲ 쇼트트랙 1,000m 금메달 홍경환
▲ 쇼트트랙 여자 1,000m 금메달 김지유와 은메달 이수연

쇼트트랙에서는 남자 500m의 홍경환(서현고)과 남녀 1,000m에서 황대헌(안양 부흥고), 김지유(잠일고)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의 강세를 증명했다.이밖에도 피겨의 차준환(휘문중)이 쇼트에서 4위, 종합 5위에 오르고 2015~2016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스 시리즈 종합우승을 차지한 정승기(상지대관령고)가 윤성빈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유스올림픽 홈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한편 동계청소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피겨 여제’ 김연아가 활발한 활동으로 ‘KOREA’를 알리는데 앞장서며 선수단의 사기를 드높였다. 특히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김연아를 ‘메가 스타’로 칭하며 함께 왈츠까지 추는 등 그야말로 전설적인 피겨 스타로 각별한 대접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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