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황인선 교수의 함께 사는 세상이야기]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저녁에 동료들과 소주 한 잔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결정장애(?)가 있는 현대인들은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럴 땐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고 즐기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찌개와 돼지 두루치기가 어떨까.

하루에도 많은 음식점이 생기고 또 문을 닫는 요즘 최근 10년간 자영업 생존율 16.4%. 그 가운데 음식점은 매년 100만개 창업. 그나마도 80만개가 폐업해 생존율 6.8%라는 무시무시한 수치를 뒤로 한채 양재동 번화가를 벗어난다. 인적드문 뒷골목에서 10년째 마니아층이 즐겨찾는다는 양재동 맛집 통돼지 두루치기와 김치찌개 전문점을 찾아가 그 곳만의 황금레시피를 들여다본다.

김치찌게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는 통돼지 두루치기&김치찌개집은 양재동 블랙야크 뒷편 이면도로에 음식점 하나없는 곳에 나홀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 집은 김치찌개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다는 양재동의 새로운 맛집으로 주목받고 있다.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한시반이 넘어서 찾아간 통돼지 두루치기&김치찌개집의 홀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늦은 점심을 하고 있었다. 

살짝 주방쪽을 들여다보니 두툼한 계란말이를 조리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함께 온 일행들이 김치찌개와 같이 주문한 모양이다. 

이 시간에도 새로 오는 손님과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였고, 종업원은 손님이 떠난 자리의 뒷정리로 바빠 보였다. 

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다. 돼지고기가 슝슝 들어간 얼큰해 보이는 찌개 끓는 소리와 냄새로 오감을 자극한다. 이 집 김치찌개는 묵은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기김치도 아니다. 그렇다고 전통있는 김치찌개집처럼 양푼에 담겨 나온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양재 맛집이라... 그 맛이 더 궁금해졌다. 

김치찌개엔 역시 라면사리를 넣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음식 궁합에도 맞는다. 통돼지 김치찌개, 통돼지 두루치기를 이 집에서 세트로 파는 초당두부와 함께 먹으면 담백한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이 집은 찌개에 넣는 라면을 주방에서 살짝 끓여 기름기를 빼고 손님상에 내놓는다. 라면사리를 적당히 끓은 김치찌개에 넣어 먹으면 된다. 주방에서 품이 들어가지만 이렇게 해야 제 맛 나는 통돼지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김치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양재 통돼지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만큼은 예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이 집의 통돼지 김치찌개는 강남 물가에 비하면 착한 가격이다. 최근 1,000원을 올려 6,000원을 받고 있다.

▲ 양재 맛집 통돼지 김치찌개 전문점의 점심시간 풍경
▲ 인터뷰 중인 이의재 사장부부

오후 2시가 지나 손님들이 뜸해진 틈을 타 이의재 사장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통돼지 김치찌개 전문점을 시작하신게 언제인가?  
"올해로 딱 10년째이다." 

-그럼 그 전엔 무슨일을 하셨는지?  
"김치찌개 전문점을 시작하기 전에는 건설회사에 다녔는데, 업무상 지방근무가 많아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싶은 욕심에 음식점을 시작하게 됐다."  

-통계를 봐도 자영업 평균 지속기간이 2년 4개월인데 10년째 계속 운영중인 비결이 있다면?
"집사람 음식솜씨가 소문이 나 있었고, 석관동에서 통돼지 두루치기와 김치찌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아 시작했다. 그리고 손님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양만큼 드실 수 있게 했고, 소화를 촉진하는 동치미를 기본으로 드리고 있다."

-이 집만의 맛의 비밀이 있다면?  
"정직한 재료에서 정직한 맛이 나온다는 신념으로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갓 잡은 돼지고기 앞다리살로만 골라 10년째 단골집에서 가져온다. 김치는 배추를 사서 직접 담궈 사용한다. 찌개용으로 식감을 내기 위해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절인 후에 이천고추가루와 광천토굴에서 보내오는 까나리젓을 쓴다. 태양초 고추가루와 술과 사이다를 섞어 만든 다데기를 이용하여 담근 후 상온과 냉장고에서 1개월간 숙성시킨 후 사용한다." 

손님 상에 기본으로 나가는 직접 담근 시원한 동치미국물이 손님들의 입맛을 개운하게 한다.

국내산 배추와 양념만으로 담근 숙성된 김치가 냉장고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손님이 뜸해진 시간을 기다려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오후 두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어른신들이 이 집을 찾았다. 10년째 단골손님들이라고 한다. 어르신들께 식사가 늦어진 이유를 물었다. 식사하면서 반주 한잔해야 하는데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택해서 친구들끼리 온다고 한다.

함께 인터뷰를 하던 안주인이 주방에서 주문받은 제육볶음과 계란말이 등을 빠른 손놀림으로 조리하기 시작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양재 통돼지 김치찌개의 풍미가 입 안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사장에게 들은 황금레시피 대로 집에서 돼지 두루치기와 김치찌개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예상과 달리 점심시간에 먹었던 그 맛은 기대 할 수 없었다. 작은 차이가 맛의 성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쳐본다.    

아무리 조리하기 쉬운 즉석 식품인 라면도 맛있게 잘 끓이려면 많이 끓여봐야 한다. 라면을 좋아해야만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맛있는 라면을 끓여낼 수 있다.

▲ 황인선 교수

[황인선 교수]
사진작가, 문화예술콘텐츠 전문가
동국대학교 영화영상석사
추계예술대 문화예술경영학 박사수료
경기대학교 관광교육원, 호서예전 출강
전) 게임물등급위원회 사무국장
현) 미학적사진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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