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최규하 가옥] 서울 마포구 서교동 주택가가 밀집한 이곳에 소박하고 아담한 2층 양옥집 하나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열풍에 따라 인근 합정, 망원동을 비롯해 저마다 낡은 주거지역이 상업지구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이 곳 집의 외관은 1970년대 정취마저 아련하게 느끼게 한다.

이 2층 양옥집은 1979년 12월 12일 유신 종말과 함께 등장한 신군부 세력의 등장으로 비극적인 현대사를 감당해야 했던 최규하 대한민국 제10대 대통령이 살았던 가옥이다.      

▲ 유신종말과 함께 등장한 신군부 세력과 비극적인 현대사를 감당해야 했던 헌정 사상 가장 짧은 임기의 최규하 대통령

헌정 사상 가장 짧은 임기의 최규하 대통령은 1975년부터 국무총리로 재직하다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되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으며, 그 해 12월 통일주체 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전두환 등 신군부의 압력으로 8개월 만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 최규하 대한민국 제10대 대통령(1979~1980 재임)

 “나는 오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헌법의 규정에 의거한 대통령 권한대행권자에게
정부를 이양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사임 성명(1980.8.16.)

김구 선생이 살았던 경교장, 장면 전 총리의 집에 이어 역대정부수반유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복원 개방된 마포구 서교동의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퇴임 후 서거 때가지 칩거하며 청렴, 검소한 삶을 이어갔던 곳이다.

▲ 서교동 최규하가옥 / 등록문화재 제413호
▲ 2009년 서울시 매입 → 2010년~2012년 복원 및 전시공간 조성 → 2013년 10월 문화공간으로 개방

가옥은 1970년대 주택 개량사업으로 양산되던 지하, 지상 1, 2층의 복층형 3층 주택으로 1972년 공무원 시절, 최 전 대통령이 직접 지어 약 30년간 살았던 사저다.
대한민국의 외교 기반을 마련하고 세계적인 석유파동 때 원유 확보 위기를 타개한 유능한 외교관에서, 국무총리를 거쳐 국가수반에까지 올랐지만 대통령과 영부인의 삶은 근검절약의 관철된 삶이었다.

▲ 1층 응접실(위 왼쪽) / 서재(위 오른쪽) / 지하 부엌(아래 왼쪽) / 영부인실(아래 오른쪽)

특히 석유파동 때 강원도 탄광 시찰을 다녀온 뒤 광부들에게 평생 연탄을 때겠다고 약속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 강원도 탄광 시찰(좌) / 집 뒤편에 마련된 연탄보일러
▲ 청렴결백한 검소한 삶의 흔적들

집에 들어온 물건은 집 밖으로 나가는 법이 없었을 만큼, 세간마다 반백년이 넘는 세월이 깃들어 있는 최규하 가옥. 정치적 격랑기, 역사의 비극을 지켜봐야 했지만 대통령의 삶은 가옥과 함께 청렴과 검소함으로 기억될 것이다.

   <최규하 가옥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http://tv.naver.com/v/256104

※ 재임 8개월 10일 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최규하 대통령은 신군부에 의한 피해자로서 동정표를 전혀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12·12나 5·18에 대한 증언 진술을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실권이 없었던 허수아비 권력으로 살았던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숱한 증언과 고백 요구에도 불구하고 최규하 대통령은 수많은 의문점만을 남긴 채 2006년 10월 22일 오전 6시 무렵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 다음 TV팟(http://tvpot.daum.net 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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