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몇 년전, 최면을 통해 전생을 경험시켜주던 프로가 있었다. ‘레드썬’이라는 지시어를 듣고 최면에 걸린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해서 그 사람의 전생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확인을 할 수가 없으니 믿는 것은 개인의 문제였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프로를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전생을 궁금해했을 것이란 사실이다.

“첨단 과학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전생이라니” 하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간의 깊은 내면에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경외심이 존재한다. 과학이 위대하지만 결코 과학만으로 세상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꿈이나 데자뷰 현상같은 것들은 결코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서양인들도 이러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수많은 연구나 영화로 작품화시키기도 했다.

명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인연’이란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더 깊이 알수록 사람간의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궁합을 보러 오는 커플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말 서로에게 도움되는 인연으로 오는 사람들 보다는 힘들어도 벗어나지 못하는 관계이거나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관계인 사람들이 더 많다.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길래 현생에서 이리 힘든 관계를 맺고 있을까 너무나 궁금했다.

생년월일시를 넣으면 나타내는 네 기둥을 일컬어 사주라고 한다. 두 사람의 사주에서 합과 충 및 형살로 두 사람의 관계를 예측하는데, 연주(태어난 연도의 기둥)와 월주(태어날 달의 기둥)는 보통 조상이나 부모자리로 본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더 들어가 혹시 이것이 전생의 어떤 끈이 아닐까 궁금했다.

한쌍의 커플이 기억난다. 연지가 서로 자묘형으로 묶여 있었다. 수기운이 목기운과 묶인 형국인데 결국 수는 목에게는 엄마이다. 형살이란 것은 감옥에 갖힌 것처럼 답답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의미도 된다. “여자분이 남자분에게 엄마노릇을 하셔야 하는 관계인데요?”라고 했더니 여자분이 놀란 토끼마냥 날 쳐다보았다. 그 말 한마디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판가름 난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지금 여자분이 남자분을 엄마처럼 잔소리하며 챙기는 이유는 전생이든 전전생이든 본인이 남자분에게 받은 것이 있다는 의미도 되고, 전생에 엄마였으나 제대로 챙겨주질 못해서 이생에서 또 다시 만나 그 역할을 다한다는 의미도 된다.

이 말이 맞든 틀리든 두 사람은 이미 그런 관계였고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여자분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내 의지만으로 살수 없는 것이 세상에서의 삶이라는걸 깨달으면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는 수긍하고 감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때문이다. 사실 그 방법 외에는 달리 탈출구가 없다. 끝내고 싶어도 무 자르듯 자를수 없는 것이 인연의 징글징글함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주변에 보면 유난히 인복이 많거나 사람들에게 도움을 잘받는 분들이 있다. 힘든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기만 마음 한켠에 시기와 질투심이 불타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의 노력에 비해 얻어가는 것이 많아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생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 분들은 전생에 그만큼 남에게 베풀었다는 증거이다.

남에게 베푸는 것이 선한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전생을 믿든 안믿든 그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번 생이 힘든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에게 베풀어야 한다. 물질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제발 ‘오늘만’을 그리고 ‘나만’을 위해 살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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