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SBS 제공.
남궁민=SBS 제공.

 

SBS 금토 드라마 ‘천 원짜리 변호사’(최수진, 최창환 극본, 김재현, 신중훈 연출)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9월 30일 방송된 3회 시청률이 순간 최고 15.9%(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주간 미니 시리즈 중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13.5%, 전국 12.9%를 기록해 동 시간대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이런 흐름이 얼마 전 K-Drama 열풍에 근거한 K-Lawyer 인기를 몰고 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바람을 재현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국내 최고 시청률은 17.5%였다. ‘천 원짜리 변호사’의 주인공은 검사 출신 변호사 천지훈(남궁민)과 변호사가 되기 위해 그의 사무실에 시보로 입사한 검사 시보 출신 백마리(김지은).

천지훈은 한 소년에게 아파트 경비원인 그의 할아버지 김만복에게 상습적인 폭언, 폭행, 명령 등을 일삼는 대기업 전무 천영배를 처벌 받게 해 달라는 사건을 수임한다. 아파트 현장에 출동한 천지훈은 일부러 천영배의 차량을 파손하고 백마리에게 자신의 변호를 맡긴 후 구치소에 수감 중인 대기업 총수 모 회장을 접견해 빙고 게임을 즐긴다.

그러는 동안 천지훈이 던진 황당한 과제를 풀어야 하는 백마리는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천지훈에게 받은 수임료 1000원을 돌려준 뒤 시보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천지훈에게 분명히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는 할아버지 백현무(이덕화)의 설득에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간다.

김지은=SBS 화면 갈무리.
김지은=SBS 화면 갈무리.

 

이때 운명적으로 사무실에 새로운 의뢰인 김태곤이 찾아온다. 천영배의 운전기사인 그는 천영배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고소하려고 의뢰 차 방문한 것. 게다가 천지훈이 빙고 게임을 통해 친해진 모 회장은 바로 천영배가 가장 어려워하는 회사 오너였다. 결국 천영배와 백마리는 모든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 낸다.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순진한 천재 변호사라면 천지훈은 매우 세속적이고 느물느물한 괴짜 캐릭터이다. 게다가 남궁민은 대본과 달리 직접 자비로 수트를 제작해 패셔너블한 캐릭터로 완성했다. 백마리는 거대 로펌을 운영하는 백현무의 손녀로서 검사 혹은 변호사로서 앞날이 보장되어 있는 원칙주의 캐릭터.

그러나 그녀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백현무에 의해 강제로 천지훈의 사무실에서 고생을 하게 된 신세이다. 검사 시보 시절 천지훈에게 까칠했던 그녀는 현재에는 직장 상사인 그에게 깍듯하다 못해 비굴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변모해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결국 이 드라마의 매력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주는 데 있다.

더 나아가 ‘금수저’ 백마리가 가난한 천지훈과 함께 밑바닥 인생을 경험한다는,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우리 아포리즘을 대변해 준다는 데서 공감을 안겨 주고 있다. 남궁민이야 그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로써 한류에 앞장서 왔기에 이번에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할 것은 자명하다.

관건은 김지은이다. 2016년 CF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해 이듬해 웹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19년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민지은 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2021년 MBC 드라마 ‘검은 태양’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뒤 얼마 전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거쳐 드디어 이번에 제대로 기회를 잡은 것. 과연 그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의 뒤를 이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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