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감독조합이 배우 고(故) 이선균을 추모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 3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부박하기 그지없는 세상을 두고 황망히 홀로 떠나간 이선균 배우를 떠올려본다"라며 글을 올렸다.
조합은 "배우의 소임은 한 인간이 자신이 온몸으로 겪고 느낀 것들을 켜켜이 마음 한 곁에 쌓아 두었다가 카메라 앞에 그간의 삶을 바쳐 꺼내어 놓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기의 소임을 다했다. 감독에게 배우란 서로 숙명 같은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이 애통함을 변변찮은 글로 추모하는 일이 무슨 의미이겠냐만은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그를 부서지라 껴안고 애썼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고 추모했다.
이어 "이선균은 정말로 한 계단, 한 계단 단단히 자기의 소임을 다하며 힘차게 정상의 계단을 올랐다, 그가 그간 쌓아 올린 작품들 이력만 보아도 그 어디에도 하루아침에 라는 게 없었다. 그는 데뷔 초반 7년간의 오랜 무명 생활을 떨치고 굵직한 드라마로 세간에 주목을 받았지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 가리는 것 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가서 날개를 펼쳤다"고 회상했다.
또 "오랜 인연의 부탁에 기꺼이 우정 출연과 무보수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고 큰 명성을 기대할 작품에 상대 배역을 빛나게 해주는 것에 절대 인색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과한 연기가 드물었던 배우, 그래서 더 용감했던 배우였다. 늘 그가 출연한 작품에 상대 배우들은 이선균 때문에 더 반짝였다, 그는 무명의 배우들을 부득부득 술자리에 데려와 감독들 앞에 자랑하기 바빴다, 이렇게나 감정이 충만했던 그였으므로 카메라 앞에 작은 몸짓과 한숨 하나로도 적확한 감정을 전달하는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었음을 짐작한다, 우린 그런 그를 잃은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그의 범죄 혐의가 확정되기도 전에 피의 사실이 공표됐고, 구체적인 수사 상황과 확인되지 않은 혐의가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이에 감독조합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 과정에서 그가 겪었을 심적 부담감과 절망감을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우리는 그를 끝내 지켜주지 못했다, 삶을 던져 카메라 앞에 물질화되어 작품으로 영원히 남겨지는 배우의 숙명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다, 비통하다. 이제 와 부끄럽지만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도 반드시 힘을 보태겠다, 고민하겠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