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계의 큰 별인 남궁원(본명 홍경일)이 5일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90세.
5일 유족에 따르면 남궁원은 이날 오후 4시께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그는 수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왔으며 이 여파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8일 오전 9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조화와 부의는 받지 않는다. 유족으로는 아내 양춘자 씨를 비롯해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을 포함한 1남 2녀가 있다.
1960∼70년대 은막을 지배한 남궁원은 원조 미남 배우로 유명하다. 짙은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외모가 1940년대 활동한 할리우드 배우 그레고리 펙을 연상하게 한다며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란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1934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다니던 중 수려한 외모로 당대 유명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은 끝에 연예계에 데뷔했다. 애초 교수직에 뜻이 있어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가세가 기울자 영화계에 발을 들인 것.
1958년 노필 감독의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마지막 작품으로 기록된 ‘애’까지 345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59년 ‘자매의 화원’, 1964년 ‘빨간 마후라’, 1971년 ‘화녀’, 1972년 ‘충녀, 1993년 ‘가슴달린 남자’ 등이 있다.
고인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2016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