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답이 아니다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답이 아니다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밤하늘이 어둡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져 이를 질문 자체로 삼는 것이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질문이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깊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당신은 이 질문을 좀 더 세밀하게 되돌아볼 것이다. "별이 적고, 멀리 있는 별은 희미하기 때문에 밤하늘은 어둡다." 이런 답변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는 틀렸거나 불완전한 답이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이 질문은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에게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 어려운 미스터리였다. 우선 밤하늘은 완벽히 어두운 상태가 아니다. 지구 대기 자체가 약간의 빛을 내며, 먼 별과 은하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도 존재한다. 하지만 태양 표면처럼 밝지 않다. 바로 이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무한한 우주와 오르버스의 역설

19세기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시간과 공간에서 무한하다고 믿었다. 별들은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고, 우주는 변하지 않는 정적인 상태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논리적 모순을 낳는다. 우리가 지구 중심으로 일정한 두께의 구형 껍질을 상상한다고 해보자. 껍질이 멀어질수록 부피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고, 별의 수도 증가한다. 하지만 동시에 거리 제곱에 비례해 밝기가 감소한다. 이로 인해 가까운 껍질이든 먼 껍질이든 밝기는 동일하게 유지된다. 문제는 우주가 무한하다고 가정하면 이런 껍질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것이다. 결국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별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밤하늘은 별처럼 밝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밤하늘은 어둡다. 이 모순은 독일 천문학자 하인리히 빌헬름 마티아스 올버스의 이름을 따 "올버스의 역설"로 불린다. 올버스는 1823년, 우주의 어두운 밤하늘에 대한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과학적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에드거 앨런 포와 빅뱅 이론

1848년,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는 "유레카: 산문시"라는 글에서 우주가 무한하지 않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아직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한 빛이 많다는 점이 하늘이 어두운 이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버스의 역설을 해결하는 첫 번째 열쇠였다. 20세기 초,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단순히 우리 은하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빅뱅 이론이 등장하면서 우주는 정적이지 않으며 시작점을 가진다는 개념이 받아들여졌다. 우주는 약 138억 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이는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를 설정한다. 빛은 우주의 팽창과 함께 에너지를 잃어 붉게 변하며, 이는 밤하늘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우주의 미래와 어두운 밤하늘

우주는 팽창을 계속하며 별들은 수명을 다할 것이다. 별을 만드는 가스가 모두 소진되면 밤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질 것이다. 물리학자 로드 켈빈은 "과학에서 역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의 이해가 제한되어 생기는 허구적인 충돌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우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이러한 '역설'은 사라지고, 밤하늘은 계속 어두운 채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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