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또 옳았다: 초신성 데이터로 확인한 '시간 지연 효과'
아인슈타인은 또 옳았다: 초신성 데이터로 확인한 '시간 지연 효과'

[미디어파인=이상원 기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현대 물리학의 기초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시간 지연 효과'는 빛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를 실험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1,500개 이상의 초신성을 관측한 연구가 시간 지연 효과를 우주적 규모에서 확인하며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번에도 옳았습니다,”라고 연구 공동저자인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게라인트 루이스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라이언 화이트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학술 논문 사전 공유 플랫폼 arXiv.org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다크 에너지 서베이(DES)의 데이터를 활용해 시간 지연 효과를 분석했다. DES는 칠레 세로 톨롤로 천문대의 빅터 M. 블랑코 망원경을 이용해 10년간 우주 전역의 1a형 초신성을 관측했다. 1a형 초신성은 백색 왜성이 동반성에서 물질을 빨아들여 한계를 초과하면 폭발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들은 일정한 밝기를 유지해 우주 거리 측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DES 데이터는 우주 팽창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지연 효과, 즉 '우주론적 시간 지연'을 연구하는 데 유용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먼 곳의 물체는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기 때문에, 더 멀리 있는 초신성일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퀸즐랜드 대학교의 타마라 데이비스 교수는 “만약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우주론의 기본이 틀렸다는 뜻이었을 겁니다. 데이터를 보면 시간 지연 효과가 분명히 드러납니다”라고 말했다.

시간 지연 효과는 초신성의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동안 얼마나 늘어졌는지를 '적색편이(z)'라는 수치로 측정한다. 적색편이가 1이라면 초신성의 폭발과 소멸이 두 배로 길어진다. 적색편이가 높은 초신성일수록 시간 지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번 연구는 적색편이 1.2에 해당하는 초신성까지 이 효과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이는 약 50억 년 전의 우주에 해당한다. 화이트 연구팀은 DES 데이터에 기반해 시간 지연 효과를 이전보다 7배 더 정밀하게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시간 지연 효과를 분석한 가장 정확한 결과입니다,”라고 화이트는 말했다.

시간 지연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과 우주 팽창 이론을 입증하지만, 우주 초기의 관측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적색편이 2.9에 해당하는 초신성을 관측하며, 이는 빅뱅 후 약 20억 년 경의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적색편이가 높아질수록 초신성이 보이는 시간이 길어져, 적색편이 10에서는 초신성을 관측하려면 최소 4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이는 우주 초기의 초신성 연구를 어렵게 만든다. DES의 초신성 데이터는 이제 분석이 완료되어 추가적인 데이터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여전히 우주를 설명하는 데 유효하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이 측정 결과는 매우 결정적입니다. 더 나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루이스 교수는 “우리가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으로 설명되는 우주에 살고 있다는 가정을 시험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가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작동 원리가 얼마나 정밀한지를 다시금 입증하며, 과학적 이론을 꾸준히 시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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