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가능할까?
시간여행,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가능할까?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영화에서 시간여행은 흔히 기계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중세 기사나 공룡 시대에 나타나는 방식으로 묘사된다. 이는 마치 순간이동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과학자들은 이 같은 개념을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물리학의 법칙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문제는 세부 사항에 있다.

시간여행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 바로 매초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의 흐름은 이동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더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다. 또한,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중력도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드렉셀 대학교의 우주론자 데이브 골드버그는 "중력이 강한 블랙홀 근처에서는 몇 시간이 지나도 지구에서는 수천 년이 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과학적 사실로, 블랙홀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 후 지구로 돌아오면 실제로 미래로 여행한 셈이 된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미래로의 여행보다 훨씬 복잡하다. 과학자들은 이를 이론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여러 방법을 고안했지만, 이를 둘러싼 패러독스와 기술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1920년대에 제안된 한 초기 아이디어는 빠르게 회전하는 거대한 실린더가 시공간을 비틀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1970년대에 '폐쇄된 시간곡선(closed timelike curve)'이라는 개념과 연결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이는 시간이 루프 형태로 꼬여 특정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묘사한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여러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할아버지 패러독스'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제거하면, 자신이 태어날 수 없고 따라서 시간여행도 불가능해진다는 모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자명하게 일관된 역사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과거를 바꾸려 해도 결과적으로는 바꾸지 못하도록 어떤 이유에서든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MIT의 철학자 아구스틴 라요는 "시간여행이 자유의지와 양립할 수 있다"며, 과거는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즉, 할아버지를 제거하려고 시도하더라도 실수로 넘어지거나 계획이 틀어지는 등 일상적인 이유로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제안된 모든 시간여행 모델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모델은 부정적인 질량이나 에너지와 같은 특수한 조건을 필요로 하지만, 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또 다른 이론은 웜홀(우주의 두 지점을 연결하는 시공간 터널)을 이용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유지하려면 부정적인 질량이 필요하다. 스티븐 호킹은 시간여행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우주는 시간여행으로 인한 역사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를 '연대기 보호 가설'이라고 불렀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어떤 시간여행자도 이를 증명하러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단순한 공상에 그치지 않고, 우주의 법칙과 물리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여행이 단지 영화 속 상상에서 끝날지, 아니면 과학적 현실로 다가올지, 그 미래는 여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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