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 자전주기 새롭게 측정… 보이저 2호 이후 28초 더 길어졌다
천왕성 자전주기 새롭게 측정… 보이저 2호 이후 28초 더 길어졌다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천왕성의 자전주기가 약 40년 만에 새롭게 정밀하게 측정돼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2호가 1986년 제시했던 값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이번 결과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10년 넘게 관측된 자료를 종합 분석해 도출됐다. 보이저2호는 1986년 1월,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천왕성을 탐사했다. 당시 수집된 전파 신호와 자기장 관측에 근거해 천왕성의 자전주기를 17시간 14분 24초로 산출했는데, 이후 이 값은 천왕성 좌표계를 설정하고 표면 지도를 구성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보이저2호 관측 이후, 천왕성의 경도는 180도가량 어긋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오래된 자전주기에 기초한 좌표계가 급격히 신뢰도를 상실했고, 학계에서도 천왕성의 자기축이 어디를 향하는지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리 천문대의 로랑 라미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천왕성 오로라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이 오로라 위치 변화를 10년 이상 살펴봄으로써 천왕성의 자기 극을 정확히 찾을 수 있었고, 그 결과 자전주기가 17시간 14분 52초로 다시 측정됐다.

라미 연구팀은 다년간 축적된 허블 관측 자료가 없었다면 이렇게 정교한 주기 산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천왕성과 같은 자기장을 가진 천체라면 어디에나 적용 가능하며,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연구진의 견해다. 이번에 정정된 자전주기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천왕성 좌표계를 좀 더 정확하게 유지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왕성에 대한 추가 탐사선이 계획된다면, 새로운 자전주기에 맞춰 궤도 설계와 대기 진입 지점을 고르는 과정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미래 탐사선이 더 방대한 관측값을 보내줄 경우, 천왕성의 자전주기는 물론 내부 구조와 환경에 대한 이해도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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