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숨겨진 위협, 초강력 태양폭풍 지구 덮칠 수도
태양의 숨겨진 위협, 초강력 태양폭풍 지구 덮칠 수도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리에게 태양은 매일 고요하고 변함없이 빛을 내는 존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태양의 진짜 모습은 이보다 훨씬 강력하고 위협적일 수 있다. 태양은 주기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태양폭풍을 일으키며, 때로는 이 폭발이 지구를 향하기도 한다. 이 경우 지구에서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력망이 손상되거나 위성이 파괴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태양폭풍의 원인은 자기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태양 중심부는 너무 뜨거워서 원자가 분해되어 플라스마라는 상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 플라스마는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복잡한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표면 근처에서 자기장이 뒤엉키고 한계에 다다르면, 압축된 용수철이 튕겨 나가듯이 순간적으로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를 바로 '태양 플레어'라고 부른다. 인류가 직접 관측한 가장 강력한 태양 플레어는 지난 2003년에 발생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태양이 약 0.2초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와 맞먹는 엄청난 양을 뿜어냈다. 게다가 과거 역사적으로 훨씬 강력한 태양폭풍이 존재했음도 최근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극지방의 빙하 속에서 발견된 '베릴륨-10(Be-10)'이라는 동위원소를 통해 오래전 태양폭풍을 연구한다. 빙하 속 Be-10의 급증 현상을 통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양폭풍 중 하나는 약 기원전 7176년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엔 초신성 폭발이나 감마선 폭발이 원인으로 의심됐으나, 현재는 태양이 이 현상의 주범이라는 게 과학계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이런 현상들은 이를 발견한 일본의 우주선 물리학자 미야케 후사를 기념하여 '미야케 사건(Miyake events)'으로 명명됐다. 이러한 강력한 태양 플레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초대형 태양 플레어(superflare)'이다. 초대형 플레어는 태양이 약 20분 동안 방출하는 에너지에 맞먹을 정도로 강력하며, 이는 인류 전체가 현재 사용 중인 연간 에너지를 3억 년간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최근 국제 천문학 연구팀은 케플러 망원경 데이터를 분석해 태양과 비슷한 별들에서 얼마나 자주 초대형 플레어가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태양과 비슷한 약 2,500개의 별에서 총 2,889회의 초대형 플레어를 발견했다. 평균적으로 태양과 비슷한 별 하나당 100년에 한 번꼴로 초대형 플레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만 보면 매우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연구진은 아직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별의 회전 속도나 쌍성계 여부 등 여러 조건들이 실제 태양의 상황과는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날 태양이 실제로 초대형 플레어를 내뿜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행히 지구 생명체 자체는 지구 자기장과 대기가 보호해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인류의 첨단 기술 문명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성이 파괴되거나 전력망이 마비되어 장기간 정전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태양이 생각보다 더 자주 큰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결론지을 수 없으며,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은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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