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주는 언젠가 별빛이 꺼지고 행성은 얼어붙으며, 마지막엔 블랙홀조차 증발해 완전한 어둠만이 남는다. 그렇다면 그 종착점은 언제일까? 네덜란드 라드바우트대 하이노 팔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신 계산에서 “우주의 최후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른 10^78년 뒤”라고 제시했다. 지난해 같은 팀이 내놓은 10^1,100년보다 10^1,022년이나 앞당겨진 값이다.
블랙홀만이 아니다, ‘밀도’가 증발 속도 좌우
팔케 교수팀은 스티븐 호킹이 제안한 호킹 복사를 블랙홀 외 다른 초고밀도 천체에도 적용했다. 연구에 따르면 증발 시간은 천체 밀도에만 의존한다. 사실상 표면이 없는 블랙홀은 방출한 복사를 일부 다시 흡수해 증발이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질량 1.4배 백색왜성·중성자별·별질량 블랙홀 모두 10^67년가량에 증발한다는 결론이다.
“사라짐”이 주는 의미
10^78년은 인간 감각으로는 무한에 가깝지만, 우주론적으로는 예기치 않은 단축이다. 연구진은 “영원할 것 같은 천체조차 언젠가 소멸한다면, 존재 의미는 결국 지금, 별이 빛나는 순간을 탐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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