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10년 전만 해도 62개로 알려졌던 토성의 위성(달) 수가 274개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192개 발견에 직접 이름을 올린 천문학자 에드워드 애슈턴(대만 중앙연구원 우주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아직도 다 외우기 힘들다”며 웃는다. 그가 활용한 비결은 ‘시프트 앤드 스택(shift & stack)’ 기법. 캐나다‧프랑스‧하와이 공동운영 망원경(CFHT)으로 같은 하늘을 3시간 동안 연속 촬영한 44장을 서로 다른 속도로 겹치고 깜빡이며(블링킹) 토성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점광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애슈턴 팀은 지난 3월 또다시 128개의 토성 소형 위성을 추가 등록하며 “궤도 군집으로 볼 때 최근 거대 위성 한 개가 부서져 다수 조각으로 흩어진 흔적이 보인다”고 밝혔다. 지름 수 킬로미터에 불과한 미니 달이 이렇게 많은 행성은 토성이 유일하다. 같은 기법으로 목성을 노리면 더 희미한 위성도 잡아낼 수 있다. 그러나 목성 주변 안정궤도 범위가 훨씬 넓고 행성 자체가 밝아 산란광이 커서 탐색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애슈턴은 “목성 위성 사냥은 사실상 ‘노가다’”라고 털어놓았다.
위성을 찾는 건 현재로선 관측 기술 한계에 도달했다. 시야가 좁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는 탐사가 비효율적이다. 2027년 발사를 앞둔 미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넓은 시야와 높은 감도를 갖춰 차세대 ‘위성 레이더’로 주목된다. 국제천문연맹 규정상 정식 등재 전에는 숫자 코드만 받는다. 애슈턴은 “발견 팀이 명명권을 갖지만 150개 넘는 이름을 짓는 일도 만만치 않다”며 “북유럽 신화 계보가 토성 위성 명명 전통이라 그 안에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애슈턴은 당분간 위성 사냥을 쉬고 카이퍼대 천체 연구에 집중한다. 그는 “해왕성 밖 초소형 천체의 분포‧구성이 행성 형성 이론의 열쇠”라며 “토성 달이 밝혀준 충돌·진화 이야기처럼, 태양계 변방에도 또 다른 거대한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