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별은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 단서다. 그러나 ‘새끼별’이 어떤 비율로 태어나는지, 다시 말해 거대한 가스 구름이 태양 같은 중간질량별·적색왜성·거대 청색별·초저질량 갈색왜성을 각각 얼마나 만들어 내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이를 과학자들은 ‘초기질량함수(IMF)’라 부른다. 미국·유럽 50여 개 연구기관 합동팀은 2024년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반경 65광년(약 6.1경 km) 안에 존재하는 모든 항성‧준항성 천체를 첫 완전 집계했다고 밝혔다. 가이아(Gaia) 위성의 정밀 위치·거리 자료와 NASA 적외선 망원경 WISE·스피처 등 5개 관측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3,000여 개의 별과 600여 개 갈색왜성이 확인됐다. 갈색왜성은 질량이 목성의 13배 이상이지만 수소 핵융합을 지속할 만큼 무겁지 않아 ‘별과 행성 사이’에 놓인 천체다. 빛이 희미해 적외선으로만 탐지되며, 1990년대에야 처음 발견됐다. 대표적 예로 2013년 발견된 루먼 16 쌍성계는 태양에서 불과 6.5광년 떨어진 채 숨어 있었다. 연구팀은 “현재 기술로는 표면온도 325도 이하 극저온 갈색왜성이나 은하수 평면처럼 별이 빽빽한 영역의 갈색왜성은 일부 누락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즉 가장 작은 ‘부스러기’를 완전히 세지 못했을 가능성이 남아 IMF 하한선 규명에는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통계는 IMF 실체에 큰 진전을 가져왔다. 질량이 작아질수록 개체 수가 늘어나는 기본 추세가 재확인됐다. 단, 항성에서 갈색왜성으로 내려가는 구간에서 분포가 잠시 평평해졌다가, 다시 행성급 질량대에서 급증하는 ‘변곡’이 드러났다. 이는 별 탄생 과정에서 질량별로 서로 다른 물리 조건이 작용함을 시사한다. 궁극적 목표는 이런 IMF를 은하 전역, 나아가 다른 은하에도 적용해 별 탄생·진화 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IMF가 정밀해질수록 은하의 질량 분포, 화학 진화, 나아가 초신성·블랙홀 탄생률 예측까지 정확도가 높아진다.
남은 숙제인 극저온 갈색왜성 탐색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2030년대 가동될 로마 우주망원경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은하계가 젊었을 때와 지금, IMF가 같았는지 여부도 이들 차세대 관측으로 풀릴 것”이라며 “별의 인구조사가 정밀해질수록 우주 진화의 퍼즐도 선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