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사이키(Psyche)’가 추진계 이상을 극복하고 정상 궤도에 복귀했다. 지난 4월 주엔손(xenon) 전기추진 시스템의 밸브 결함으로 추진제가 차단되면서 임무 전면 차질 우려가 제기됐지만, 엔지니어들이 예비 라인으로 전환한 끝에 지난주 모든 스러스터(추진기) 운영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탐사선은 2026년 5월 화성 근접 비행(플라이바이)을 통해 중력 가속을 받은 뒤 2029년 8월 목표 천체인 소행성 ‘사이키’(16 Psyche)에 진입한다는 원래 일정을 회복했다.
태양계가 형성되던 약 45억 년 전, 원시 행성들은 먼지·자갈·암석이 충돌과 분열을 반복하며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금속 핵(iron-nickel core)이 생성되고 그 위를 암석 맨틀이 감쌌으나, 지구처럼 거대한 행성의 핵은 수천 킬로미터 지하에 있어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다. 목적지인 소행성 사이키는 화성과 목성 사이(태양 거리 약 3AU) 궤도를 돌며, 레이더 반사 관측 결과 니켈·철로 이뤄진 금속질 노출부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알맹이만 남은 행성 씨앗(core remnant)’일 가능성이 높아, 탐사선이 보내올 근접 영상·자기장·스펙트럼 데이터는 행성 핵 형성과정 및 초기 태양계 충돌사를 밝힐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문제 원인은 1차 연료 라인의 밸브 불량으로 파악됐으며, 지상팀은 백업 라인으로 전환해 추력과 자세 제어 기능을 회복했다. 탐사선은 2026년 화성 플라이바이로 속도를 높인 뒤 2029년 소행성 궤도에 진입, 26개월간 고해상도 다파장 카메라·자기장계·감마선·중성자 분광기로 표면 조성, 내부 구조, 고대 자기다이너모 흔적을 정밀 조사한다. 만약 충돌로 녹은 금속이 튀어올라 급속 냉각된 ‘금속 절벽’이 존재한다면, 카메라가 사상 최초로 행성 핵 물질의 지질 구조를 포착하게 된다.
■ 소행성 사이키 한눈에
· 공전 궤도: 태양에서 평균 3AU
· 크기: 최대 지름 약 225km(140마일)
· 형태: 불규칙 ‘감자’ 모양, 표면적 약 16만 5,000㎢
· 조성: 니켈-철 금속이 주성분일 가능성, 일부 규산염 암석 혼재 추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