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ASA, 2029년 달에 100㎾급 원자로 건설 추진… 중 · 러 ‘남극 기지’ 견제 속도전
미 NASA, 2029년 달에 100㎾급 원자로 건설 추진… 중 · 러 ‘남극 기지’ 견제 속도전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9년 말 발사를 목표로 달 남극에 소형 원자로를 설치하는 계획을 전격 가속한다. 숀 더피 NASA 직무대행(현 미 교통부 장관)은 최근 내부 지침을 내려 30일 내 전담 책임자를 지명하고 60일 내 사업 제안 요청서를 공표하도록 했다. 2022년 공개됐던 6t 이하, 40㎾급 설계 제안보다 출력 요구가 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달 남극은 영구 그늘진 크레이터에 물 얼음이 매장돼 있어 미국·중국·러시아 모두 탐사 거점으로 노린다. 하지만 햇빛이 낮게 비춰 극야(지구 시간 14일) 동안 기온이 –200℃까지 떨어져 태양광만으론 장기간 기지 운영이 불가능하다. NASA는 “출력 100㎾면 소형 연구기지와 채굴·정제 설비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우주조약은 천체 영유권을 금지하지만, “상대국 시설을 방해하지 말라”는 ‘상호 존중’ 조항이 있다. 원자로는 방사선 안전 거리를 이유로 자연스레 접근 제한 구역(Keep-Out Zone)을 형성한다. 더피 지침은 이를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 중·러가 추진 중인 남극 공동기지가 2030년대 중반 가동되기 전에 선점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과학 예산 대폭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국방부와 공동 개발하던 핵추진 로켓 예산도 ‘0’으로 편성했다. 일각에선 “아르테미스 III(2027년 유인 착륙 목표)조차 달 착륙선 개발 난항으로 연기가 불가피한데, 전력 수요처가 마련되지 않으면 원자로 사업도 정치적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달 표면에 첫 핵발전소를 세우는 ‘속도전’에 나서면서, 지구 밖 에너지·영토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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