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천문학자들이 지구에서 불과 4.37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 A 주변에서 토성과 유사한 가스행성 후보를 발견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이 미약한 빛의 점은, 사실이라면 항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을 도는 거대 행성으로, 두꺼운 가스층에 덮여 자체적으로 생명체를 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변 위성은 액체 상태의 물과 잠재적 생명 환경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관측 결과는 8월 7일 공개됐으며,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게재가 확정됐다. 흡사 영화 ‘아바타’ 속 판도라 행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번 후보 행성은, 아직 먼지 덩어리나 장비 오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확정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알파 센타우리 A의 직접 이미징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다. JWST의 강력한 6.5m 주경과 중적외선 장비(MIRI)를 활용해 밝고 가까운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을 포착하려는 시도였다. 다만, 이 별은 동반성인 알파 센타우리 B와 매우 가까워 강한 빛이 관측을 방해하는 난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다른 별을 가상 모델로 활용해 불필요한 빛을 제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2024년 8월 첫 관측에서 별 옆에 희미한 빛의 점이 포착됐고, 이후 데이터를 여러 방식으로 검증했지만 기기 잡음이나 배경천체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2025년 2월과 4월 추가 관측에서는 동일한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2019년 지상망원경에서 포착된 비슷한 신호와 종합해, 행성이 타원 궤도로 1.5~2.5년 주기로 공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확정적이지 않더라도 JWST의 직접 이미징 한계를 시험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한다. 연구팀은 2026년 8월 행성이 궤도상 다시 관측 가능 위치에 올 것으로 보고, 재관측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한 내년 말 발사 예정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고성능 코로나그래프를 탑재해 알파 센타우리 A 관측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만약 이번 후보 행성이 실제 존재한다면, 거대 가스행성이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을 차지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게 된다. 이는 지구형 행성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지만, 토성의 위성 타이탄처럼 행성의 위성이 생명체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은 남는다. 이번 발견이 실제로 행성으로 확인될 경우, 인류는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항성계에서 직접 이미징한 최초의 이웃 행성을 갖게 된다. 과학계는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 있지만, 그 자체로 대담하고 도전적인 관측”이라며 후속 연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