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주의 별이 탄생할 때는 고에너지 가스와 먼지, 잔해가 폭발적으로 흩어진다. 이 중 일부는 지구와 같은 행성으로 뭉치고, 나머지는 유성이나 우주 먼지로 부유한다. 그러나 특정 조건이 맞으면, 젊은 별에서 분출된 강력한 플라즈마 제트가 잔해를 휘감아 거대한 나선형의 먼지 기둥을 만든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이 장면을 사상 최상의 화질로 담아냈다.
천문학자들에게 이런 구조는 낯설지 않다. ‘허빅-하로(Herbig-Haro) 천체’라 불리는 이들은 이온화된 가스가 빛나는 거대한 구조물로, 주로 막 태어난 별 주변에서 발견된다. 이번에 포착된 HH 49/50은 ‘우주 토네이도’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 사례로, 지구에서 약 625광년 떨어진 카멜레온 I 성운 복합체에 위치한다.
2006년, 이미 퇴역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이를 최초로 관측했지만, 당시에는 흐릿한 나선형 덩어리와 끝 부분에서 빛나는 물체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JWST의 강력한 해상도 덕분에, 이 구조가 사실은 갓 태어난 원시별에서 분출된 제트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성단 위쪽에서 발견된 HH 49/50과 무관한 먼 나선 은하로, 단지 관측 시점의 위치상 겹쳐 보이는 착시 현상이다. 또한, 먼지처럼 보이는 작은 점들도 사실은 뒤편에서 빛나는 수많은 은하들이며, 뾰족한 점들은 외로운 별들이다.
유럽우주국의 천체물리학자 마카레나 가르시아 마린 박사는 “이 장면은 우주의 한순간을 포착한 스냅샷과 같다”며 “원시별이 성장하면 이런 제트와 토네이도 같은 구조는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멜리사 맥클루어 박사는 “물질이 별에 모여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의미 있다”며 “무엇보다 이미지가 정말 아름답다”고 전했다. 이번 관측은 우주의 역동적인 탄생 현장을 기록함과 동시에, 천문학자들에게 은하·별·가스의 상호작용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