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10번째 스타십 발사 성공…달 탐사 청사진 다시 살아나다
스페이스X, 10번째 스타십 발사 성공…달 탐사 청사진 다시 살아나다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그동안 연이은 폭발로 논란을 빚었던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 시험 발사에 마침내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달 착륙과 화성 이주라는 장기 목표를 향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현지시간 25일 오후 6시 30분,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이륙한 스타십은 120km 고도까지 상승했다. 33기의 엔진을 장착한 ‘슈퍼 헤비’ 1단 부스터는 분리 후 공중 회전을 거쳐 두 개의 엔진만으로 제어 착륙에 성공하며 멕시코만에 내려앉았다. 상단부 로켓은 궤도에 진입해 시험용 위성 8기를 분리한 뒤, 약 한 시간 후 인도양에 무사히 착수했다. 스페이스X는 발사 직후 “스플래시다운 확인! 스타십의 10번째 시험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며 팀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스타십은 높이 120m가 넘는 세계 최대 로켓으로, 최대 165톤까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으로 설계됐다. 다만 최근 시험 결과를 반영하면 실제 운반 능력은 55~110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가능한 스타십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3호 계획에도 투입돼, 2027년 예정된 유인 달 착륙 임무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성공에도 불구하고 재진입 과정에서 외부 구조가 일부 손상됐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애초에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열 차폐 타일과 후방 조정판에 강한 압력을 가했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개월간 세 차례 연속 폭발 사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성과는 프로그램을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우주 전문가 조너선 맥도웰은 “이번 비행은 일부 손상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 결과”라며 “앞으로의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차세대 3세대 스타십 시험에 곧 착수한다. 이 버전은 저궤도에서 다른 로켓에 연료를 보급하는 임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달 탐사뿐 아니라 향후 화성 유인 탐사까지 이어지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연이은 실패 끝에 거둔 이번 성공은 단순한 시험 발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스타십이 상업 위성 발사부터 달·화성 탐사까지 미래 우주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이번 성과의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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