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가장 작은 입자는 무엇일까…끝없는 물리학 논쟁
우주의 가장 작은 입자는 무엇일까…끝없는 물리학 논쟁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우리 일상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빛을 이루는 광자, 그리고 스마트폰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전자까지, 모든 것은 미시적인 입자들의 세계에 기반한다. 하지만 이토록 중요한 입자들은 너무 작아서 인간의 눈은 물론, 상식적인 이해조차 벗어난 존재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입자를 작은 구체로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단한 구슬 같은 모습이 아니다. 특히 기본입자라 불리는 것들은 내부 구조가 없으며, 물리학적으로는 아예 크기가 없다고 여겨진다. 입자의 ‘크기’를 묻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입자물리학자 자넷 콘래드 교수는 “작다”는 개념 자체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질량이 가볍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반지름이 작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가장 작은 입자’를 정의하려면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입자물리학자들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입자를 ‘기본입자’로 분류한다. 양성자처럼 잘 알려진 입자도 사실은 기본입자가 아니다. 양성자를 강한 힘으로 깨뜨리면 더 작은 쿼크가 나오는데, 쿼크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기본입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문제가 생긴다. 기본입자는 표준모형 이론에 따르면 크기가 전혀 없다. 다시 말해 전자나 쿼크 같은 입자를 크고 작다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크기 대신 질량을 기준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를 활용하면 입자의 질량을 전자볼트 단위로 환산할 수 있다. 예컨대 전자의 질량은 약 0.51메가전자볼트 수준인데, 가장 가벼운 쿼크인 업 쿼크는 이보다 네 배 이상 무겁다.

그렇다면 가장 가벼운 입자는 무엇일까. 힘을 전달하는 보손 중에서는 질량이 없는 광자가 가장 작은 입자로 꼽힌다. 물질을 이루는 페르미온 중에서는 중성미자가 유력하다. 중성미자의 질량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전자의 백만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주에서 가장 작은 입자’라는 질문에는 단일한 답이 없다. 질량을 기준으로 보느냐, 크기를 기준으로 보느냐, 혹은 기본 구조 여부를 따지느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과학자들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질문의 방식이 달라지면 답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우주의 근본을 밝히려는 인간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가 ‘작다’고 부르는 개념조차 상대적이기에, 가장 작은 입자를 향한 탐구는 끝없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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