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망원경, 지구형 외계 행성 대기 흔적 첫 발견
제임스 웹 망원경, 지구형 외계 행성 대기 흔적 첫 발견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기 흔적이 포착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에 따르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활용한 관측에서 외계 행성 ‘트라피스트-1e’에서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는 태양계 밖 거주 가능 구역에 위치한 암석형 행성에서 대기 존재의 증거가 포착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트라피스트-1e는 작은 적색왜성 주위를 도는 7개의 행성 중 하나로, 크기와 질량이 지구와 유사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같은 계의 다른 행성들에서 대기를 발견하지 못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결과로 인해 외계 생명체 탐사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측에 참여한 세인트앤드루스대 라이언 맥도널드 연구원은 “확정된다면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며 “태양계 밖에서 처음으로 거주 가능 행성의 대기를 확인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적색왜성은 크기는 작지만 강력한 자외선을 방출해 주변 행성의 대기를 쉽게 벗겨낼 수 있다. 때문에 그동안 학계는 이 별을 도는 행성들의 거주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트라피스트-1e가 대기를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적색왜성 주변에서도 생명체 서식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 국립천문대 후지이 유카 박사는 “적색왜성의 거주 가능 구역에 속한 행성에서 대기가 발견된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트라피스트-1e가 별 앞을 지나는 ‘트랜짓 현상’을 관측했다. 그 결과 두꺼운 수소·헬륨 대기는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질소와 메탄으로 이루어진 대기 조성이 감지됐다. 이산화탄소는 거의 없어 금성이나 화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유사한 대기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지구와 비슷한 조성일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처음 발견된 트라피스트-1 행성계는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들이 거주 가능 구역에 다수 존재해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관측 성과는 이들 행성 중 특히 트라피스트-1e가 생명체 탐사의 최적 후보지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의 추가 관측을 통해 대기의 성분과 안정성을 더욱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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