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기 천문사진 속 ‘의문의 섬광’…외계 방문 흔적일까, 우연일까
냉전기 천문사진 속 ‘의문의 섬광’…외계 방문 흔적일까, 우연일까

[미디어파인 = 이상원 기자] 1950년대 촬영된 천문 관측 자료에서 정체불명의 빛줄기가 다수 포착됐다는 분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해외 학술지 두 곳이 관련 연구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외계 지성체 흔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다수 과학자들은 “기기 오류나 자연 현상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노르딕이론물리연구소의 비아트리스 비야로엘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다. 연구진은 미국 팔로마 천문대가 1949년부터 1958년까지 촬영한 광학 사진을 분석했고, 10만 건이 넘는 ‘순간적 섬광’ 기록을 추적했다. 당시 자료는 디지털 장비가 없던 시절 촬영된 유리 건판으로, 이후 스캔 과정을 거쳐 최근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일정한 직선 형태로 배열된 섬광 사례에 주목했다. 이런 형태가 자연적인 천체 변화에서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을 포함한 일부 천문학자들은 “수천 장의 사진을 검토하다 보면 통계적 우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해석을 주문했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당시 핵실험과의 연관성도 제기됐다. 냉전기 대규모 핵실험이 진행되던 시기와 섬광 증가 시점이 겹친다는 통계가 나온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핵실험 직후 관측된 섬광 비중이 평소보다 약간 높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대 국제 정세와 맞물려 외계 존재가 핵실험 상황을 ‘감시했다’는 해석까지 등장하지만, 이러한 가설 역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학계 다수는 “미확인 현상은 흥미롭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여러 가능성 가운데 인공위성 이전 시대 관측 장비 특성, 상층 대기 교란, 플레어성 천체 등 일반적 원인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예전보다 공개적이고 투명한 연구 방식 속에서 다뤄지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논쟁이 “비상식과 상상력의 경계를 어떻게 검증 가능성 속에 두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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