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열의 뮤직 저널]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달관세대. 요즘 대한민국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을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춘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엄청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취업난만 문제가 아니다. 취업을 해도 학자금 빚을 갚느라고 제대로 된 미래 설계조차 하기 힘든 현실이다. 청년들만 힘든 게 아니다.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빈곤 문제도 늘어나고 있다. 독거 노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사회적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장년층들은 자녀를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은퇴 후 인생 설계’를
[김나윤의 문화오픈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우리는 ‘아니오.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다. 짜여진 대사처럼, ‘네,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 그렇지 않으면 ‘NG’이다. 대본대로 대사를 내뱉지 않는 배우는 당당히 무대 위에 설 수 없다. 성과주의가 만연한 한국사회는 현지인처럼 영어에 능통하고, 성실한 학교생활이 학점으로 드러나며, 인턴과 대외활동으로 다양한 경험까지 지닌 ‘완성된’ 청춘을 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련의 대학생활은 스토리텔링에 입각한 ‘자소설’에 유려하게 녹여내야 한다. 기업에
[변유정의 독자적(讀者的) 시선] 헤르만 헤세의 명작 「데미안」을 해석할 때, 사람들은 대개 데미안이 살아있지 않은 존재라는 견해에 무게를 둔다. 다시 말해 데미안은 비존재(非存在)로서 주인공 싱클레어의 내면적 이상향이라는 말이다.데미안이 처음부터 끝까지 싱클레어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진 자아라는 견해에는 저마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나,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이상향이라는 근거는 책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초상을 그리는 부분에서 그를 묘사하는 장면과, 포탄을 맞아 병석
[주동일의 ‘롤링인더딥’] “90년대 갱스터 힙합을 섬세하게 표현 : 아프로 파마와 닥터드레의 음악, 갱단마다 다른 색 셔츠 & 반다나(두건)”“책, 영화와 달리 게임 플레이어의 진행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문화의 다양한 모습”“게임이 전달하는 이미지가 곧 문화 그 자체라는 오해를 벗어나도록 노력 필요” [Intro]보라색 두건을 쓴 시체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한 명이 피를 흘리면서 도망친다. 초록색 두건과 셔츠를 입은 같은 편 갱 단원들이 총을 쏘지만 잘 맞추지 못한다. 달려가서 너클로 도망치는 상대편 갱 단원의 등짝
[정다운의 영화 들여다보기] 흔히 잘 만들어진 영화의 기준으로 ‘천만 관객이 본 영화’를 들곤 한다.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는 저마다의 가치가 있고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관객 수 만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독립영화와 같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가 많지 않아도 충분히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많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영화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신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치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타인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 끝내 아무 일도 없었던 스물네 살엔 좀더 행복해져도 괜찮았으련만. 굵은 입술을 가진 산두목 같은 사내와 좀더 오래 거짓을 겨루었어도 즐거웠으련만. 이리 많이 남은 행복과 거짓에 이젠 눈발 같은 이를 가진 아이나 웃어줄는지. 아무 일 아닌 듯. 해도, 절벽엔들 꽃을
[최민정의 태평가]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는 터치 한 번,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음악 시장은 점점 몸집을 불려가며 한 달에도 무수히 많은 가수가 데뷔를 하고, 다양한 노래가 쏟아져 나오지만 그 중 몇몇 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어떤 음악이 대중의 관심을 받을까. 인기 가수가 불러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되는 곡이 있고, 단순한 가사의 반복이지만 신나는 멜로디로 유행가가 되는 곡도 있는 반면, 참신하거나 공감 되는 가사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도 있다. 노래로 공유하
[김재식의 이것저것] 1976년, 현재 자타공인 국내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는 국내 최초 자체 모델인 ‘포니’를 생산함으로써 자동차 역사에 진입한다. 시간이 흘러 2009년, 현대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대만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1.0(Fluidic Sculpture)‘을 공개하며 새로운 모습의 YF 소나타를 출범시켰다. 현대자동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쳐 1.0라는 촉매를 통해 10년 만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 톱을 노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이에 힘입은 현대는 2013년에 뉴 제네시스를 필두로 '
[박현영의 감성이 있는 일상]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 시즌을 이용해 여행을 다녀오고, 특히 해외로 여행을 가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 된다. 하지만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 꼭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 국내에서도 이국적인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두 전시회가 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폴란드-천년의 예술’ 과 예술의 전당의 ‘모딜리아니-몽파르나스의 전설’ 이 그것이다. 전시회를 관람하는 동안, 지난 겨울에 다녀왔던 유럽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이 두 전시회에서는 각각 폴란드와 파리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