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조영곤의 경제 읽기] 이마트 직원들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제목은 "용진이형! 사원들 한테는 언제 쏘나요?"이다. 

뭘 쏘라는 건가. 

편지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오해를 없애기 위해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기자에게 발송한 내용 전문을 게재한다. 

[전문] 

용진이형! 사원들 한테는 언제 쏘나요?

지난 11월13일 본인 인스타에 야구단 우승기념 SSG세일을 예고하며 언론에 발표된 “용진이형 우승턱” 18일~20일 쓱세일은 오픈런에 일부점포 임시휴점,카트까지 동나며 북새통이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1352억에 야구단을 인수하며 일명 “신세계유니버스”를 주창했다. 그간의 결과를 보면 이마트와 그룹의 미디어 노출과 야구단 홈팀 관중수 1위의 팬덤 등으로 많은 언론에서 야구단 인수를 긍정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2021년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에 이마트가 지출한  광고비는 71억원이나 이번 우승으로 이에 상응하는 효과를 봤다고 본다.

우리 전국이마트노조도 야구단 우승과 쓱데이 매출 대박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다만 이제 야구단 인수 주체이며, 쓱닷컴과 G마켓의 투자를 가능케한 이마트 사원들에게는 용진이형이 언제, 무엇을 쏠 것인지 우리 전국이마트노조 조합원들은 기다리고 있다.

쓱세일 하는 3일 동안  이마트 사원들은 고객 안전과 상품 진열, 응대로 눈코뜰새 없는 3일을 보냈다.

지난 29년간 그룹을 지탱하고 오늘을 있게한 이마트 사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는것은 당연한 것이다.

23년 임금협상 대해서도 진정성을 보이기 바란다.

대박

전국이마트노조가 언급한 것처럼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한 '쓱세일'은 대박이 났다. 

이마트가 한 달 치 물량 230톤을 준비한 삼겹살과 목살은 3일 간 모두 팔렸다. 33억원 어치다. 또 인천 연수점은 몰려든 인파로 약 1시간 20분 간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쓱세일 기간 매출 집계 결과, 계획 대비 140%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3주차 금·토·일 대비 2.1배 증가한 수치다. 

유통가 일각에서는 이번 쓱세일의 인기가 정용진 부회장이 보여준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나타낸 결과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 부회장은 MZ세대와 야구팬들에게 기업 오너가 아닌 스포테이너라는 이미지가 강한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거침 없는 행보와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왔던 터다.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눈물을 흘리며 선수 한 명 한 명과 진한 포옹을 나눴던 장면이 인상적이다. 

답장 

전국이마트노조의 편지가 배포된 오늘(21일). 이마트 역시 SSG랜더스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쓱세일 매출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주요 포털을 살펴봤다. 대다수 언론이 쓱세일 대박을 골자로 한 기사를 쏟아냈다. 노조의 합당한 보상을 기대하는 편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정용진 부회장의 평소 검색 실력과 언론 대응 능력을 고려하면, 관련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정 부회장이 쏟아낸 눈물이 자신들에게도 아름다운 선물로 다가오길 바라는 눈치다. 선수단 한 명 한 명과 나눈 진한 포옹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일 기간 동안 고생했다며 악수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용진 부회장은 어떤 비판 여론에도 굴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줘 왔다. 그만큼 소신과 철학이 뚜렷하다. 젊은층이 환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공개 편지에 대한 화답은 필요해 보인다. 

노조의 주장 처럼 야구단의 탄생과 쓱닷컴 등의 투자가 가능했던 것은 이마트 직원들의 열정이 분명한 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노조 역시 야구단 우승과 쓱세일 대박 행진을 내년도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긴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겸허해야 한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이마트(오프라인)의 적자생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시도들. 노사 모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더불어 함께를 실현해야 한다. 

조영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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