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현대 판타지 무협 소설 'God of God' 제 4화-지나 지답지 않게 차분함은 왜?
오리지널 현대 판타지 무협 소설 'God of God' 제 4화-지나 지답지 않게 차분함은 왜?

[미디어파인=유진모의 판타지 무협 소설]

1. 강원도 원주 어느 건물 꽤 넓은 지하실. 최소한의 조명 아래 모인 30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고개 숙여 주문을 외우고 있다. 건물 주차장에는 고급 차들이 즐비하다. 연예 기획사 로고가 박힌 승합차들도 눈에 띈다.

모두 함께 주문을 외운다. “안-닌투-엔릴, 이난나-에리슈케갈-두무지, 아누-에아-엔릴, 압수-티아마트-뭄무, 엘-아슈토레트-바알, 세라피스-이시스-아누비스, 브라마-비슈누-시바, 카오스-가이아-에로스, 트리비아! 트리비아! 트리비아!”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탄생했다. 그로부터 5억 년 뒤 지구상에 최초의 단세포 생명체가 출현한 뒤 계속 발전해 여러 종으로 분화되었다. 그런 가운데 최초의 인간 종이라고 하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약 390만 년 전에 등장했다.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에 등장했다. 원숭이와 다른 인간은 말로 의사를 표현했고, 나무와 동물 가죽 등으로 몸을 가렸으려, 동굴 등에서 생활했다. 특히 이들은 사람이 죽으면 무덤에 묻으며 장례를 지내는 풍습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종교가 나타났고 약 2만 5000년 전쯤 최초의 신이라고 하는 트리비아가 등장한다. 이는 삼각형 혹은 삼위일체와 연관된다.)

2. 지노는 모래 폭풍 속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그는 그게 꿈인지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었다. 이 꿈은 철들고부터 지속되어 왔다. 이 사막을 지나면 아주 오래된 도시가 나온다. 그러고는 Y자 모양의 세 갈래 길을 만나게 된다. 왼쪽으로 가야 하나,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 왼쪽으로 가면 리바이어던(구약성서의 괴물 뱀)을, 오른쪽으로 가면 케르베로스(그리스 신화의 머리 셋 달린 괴물 개)를 만날 확률이 높다. 히드라나 티폰도 등장한다. 꿈속에서 지노는 초인이 된다. 헤르메스의 샌들이라도 신은 듯 하늘을 날고, 제우스의 번개처럼 손으로 장풍과 지풍을 쏜다. 그러나 여기서 만나는 괴물들은 전설과 신화로 전승되어 온 초능력을 지닌 존재이므로 결국 지노는 그들의 먹잇감으로 결론을 맺고는 한다. 저번에 왼쪽으로 갔다가 바다에 빠져 실컷 물을 먹고 죽었으니 오늘은 지하로 가 보자는 생각으로 오른쪽을 선택했다.

오리지널 현대 판타지 무협 소설 'God of God' 제 4화-지나 지답지 않게 차분함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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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케르베로스는 지옥문을 지키고 서 있다.

차지노: 저승의 왕 하데스와 좀 할 말이 있다. 순순히 들여보내 줘라.

지노는 어디서 났는지 굵은 돼지 족발 뼈 세 개를 던져 준다. 미친 듯이 달려들어 뼈를 한입에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는 세 머리. 그러고는 서로 번갈아 쳐다보며 뭐라 컹컹댄다. 참 신기하다. 굳이 국적을 따지자면 그들은 그리스 언어를 할 터인데 한국어를 알아듣는다. 아니, 개가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 머리는 각자의 두뇌를 갖고 있기에 자아가 달라 자주 의견 충돌이 생긴다. 이 녀석들은 지노가 망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기에 문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의견과,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자격이 있다는 의견과, 하데스한테 물어 보고 오자는 의견으로 싸우는 중이다.

결국 저희들끼리 물어뜯고 싸운다. 그 틈을 타서 지노는 힘 안 들이고 저승 세계로 들어간다. 하데스는 그동안 사람들의 입으로 수천 년간 전승되어 온 그런 무시무시한 저승 사자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가,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마시멜로 유령처럼 우습게 부풀어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마치 액체처럼 흘러내리더니 연기처럼 자유롭게 공간을 날아 다녔다.

하데스; 이건 너의 꿈이다. 만약 네 꿈이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 너를 분쇄하겠지만 네가 주인공인 너의 꿈이니 네 꿈에 감히 나를 불러들인 것조차도 용서해 주겠다. 그러니 등을 돌려 나가서 꿈에서 깨어나라.

차지노; 저승의 왕, 지하의 왕, 어둠의 왕이시여. 저는 30년 가까이 이 꿈을 꿔 왔습니다. 이 꿈의 설계자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왜 이 꿈을 반복해서 꾸는 겁니까? 오늘은 좀 답을 알고 싶습니다.

하데스; 그건 네 인생이니 네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리고 너는 감히 나한테 질문할 자격이 없다. 내 동생 제우스나 포세이돈도 내게 이렇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차지노; 어차피 꿈인데 뭘 그리 비싸게 구시는지.

하데스: 뭐라고? 보자보자 하니까 이 녀석이 누굴 꿔다 놓은 보자기로 보나.

하데스가 가볍게 손가락 하나를 튕기자 무시무시한 살기의 한 줄기 바람이 지노에게 날아간다. 지노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하지만 뛰어난 경공술로 가볍게 피하면서 담대하게도 하데스를 향해 지풍을 날린다. 그러나 하데스는 연기처럼 흩어지고 날카로운 지풍은 그런 그에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한다.

그 순간 지노는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낀다. 꿈인데. 케르베로스 세 머리 중 한 놈이 문 것이다. 내친 김에 다른 한 머리가 왼쪽 장딴지를 문다. 꼼짝 못 하게 되자 나머지 머리의 큰 입이 지노의 머리를 덮친다. 그렇게 오늘도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잠에서 깨어났다.

오리지널 현대 판타지 무협 소설 'God of God' 제 4화-지나 지답지 않게 차분함은 왜?
오리지널 현대 판타지 무협 소설 'God of God' 제 4화-지나 지답지 않게 차분함은 왜?

차지노: (오늘 꿈은 조금 달랐다. 모든 장면이 세 번씩 반복되었다. 마치 누군가 편집이라도 한 듯.)

지노는 건강 체질인 듯하다. 목발을 짚긴 했지만 입원한 지 한 달 만에 퇴원했다. 그동안 또 한 번의 연예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증권가에서 연예 기획사 주가가 요동쳤고, 그런 곳에 투자한 대기업의 주가 역시 출렁거렸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기회에 연예계의 비리를 발본색원(뿌리 뽑자)하자는 목소리가 모처럼만에 여야 합동 한목소리로 높아지고 있었다.

3. 이른 아침 대한스포츠 편집국 연예부. 목발 짚고 출근하는 지노.

정관용; 야, 너 벌써 퇴원해도 되는 거야? 니가 울버린이냐, 벌써 자연 치유가 되게?

차지노; 그러게요. 아무리 술을 퍼마셔도 다음날 거짓말처럼 출근하질 않나. 제가 생각해도 체질 하나는 타고난 것 같아요.

정관용; 채연이랑 셋이 회의 좀 하자.

4. 회의실.

정관용; 대한일보 사회부장한테 들은 정보인데 며칠 전에 버닝 펀이란 클럽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잖아. 피해자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에피메테우스랑, 전현주랑 죽은 데서 풍긴 이상한 냄새랑 비슷한 냄새가 감지되었다는 강남서 캡의 전언이 있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랑 마약 쪽 전문가들이 강남경찰서하고 TF팀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이채연; 지금 우로보로스하고 트라이앵글, 그리고 일루미나티나 프리메이슨 등이 본격적으로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어요, 선배. 아마 청와대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던데요.

(사실 지노는 어제 갑자기 지나의 전화를 받았다. 뭔가 할 말이 있으니 오늘 만나자는. 그러나 그걸 숨긴 채)

차지노; 제가 대한일보 정치부 김상호한테 좀 더 상세한 정보 좀 도움받아 볼게요. 며칠간은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엄명이 떨어져서 여기저기 다니는 건 힘드니까요.

정관용; 오케이. 채연이는 강남서에 한 번 더 가 봐. 거기 마약반장이 현역일 때 너 예쁘게 봤잖아. 미인계가 아니라 악녀계를 써 봐. 이건 성추행이나, 성차별 아니지?

이채연; 아, 예쁜 것도 욘나 괴롭네.

5. 대한일보 지하 카페에 마주앉은 지노와 상호.

김상호; 내가 알아본 바로는 신종 마약이 맞아. 좀 복잡한데 마취제인 만다라 꽃을 비롯해서 헴록(미나리과 유독초), 나이트세이드(가지과), 싸리풀, 벨라돈나(독초) 등을 섞어서 진득한 연고와 마시는 음료를 만든데. 물론 연고와 음료는 혼합 재료가 조금 다르고, 혼합 비율도 달라. 연고를 바르면 하늘을 나는 듯한 환각에 빠진대. 그 상태에서 음료를 마시면 절정의 환희를 누리면서 뭐 성관계도 하고, 자기들만의 종교에 빠져 엑스터시에 이르기도 하는 거지. 그 상태라면 살인도 손쉽게 하지 않을까? 아니면 약이 과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죽음으로써 극치의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끼려 하지 않을까?

차지노: 그게 만달의 정체라는 말이지? 고맙다, 친구야. 그런데 그건 법으로 제재하지 않나?

김상호: 신종 마약이라 아직은 아냐. 그 약초들의 생산지가 대부분 유럽이나 중남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자세하게 보고된 바가 없어서 그래. 왜 프로포폴도 처음에는 아무나 막 맞게 했다가 나중에 비로소 그 중독성과 폐해가 보고되면서 치료 목적 이외의 투약은 마약 투약으로 분류했잖아. 그렇게 보면 되지.

차지노: 연예인 살인 사건 이후 웬만한 연예 기획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태현준의 NT엔터테인먼트, 크리스의 YB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백승환의 앨리스 기획은 끄떡없던데 그쪽에 뭔 정보는 없니?

김상호: 얘는 내가 무슨 자동 판매기인 줄 아나, 그냥 찌르면 찌르는 대로 다 나오냐? 그건 연예부 기자인 네가 더 잘 알 만한 내용이 아니냐? 소속 연예인과 매니저가 원인 모를 죽음을 당했다, 혹은 스스로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의문의 살인 사건의 주인공들이 소속된 회사의 주가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걸 풀어 내는 건 매우 어려운 숙젠데.

지노의 휴대 전화가 진동을 한다.

차지노: (발신 번호를 보더니) 상호야, 고맙다. 나 먼저 일어날게. (전화를 받으며. 작은 목소리로) 오, 지나. 오늘 저녁 먹기로 했잖아. 어디서 볼까?

지나 지: 아, 오빠. 걱정 많이 했어. 봉 감독님 스케줄이 워낙 빡세서. 면회도 못 가고 미안. 그리고 또 미안. 오늘 약속은 취소해야겠다.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그때 보자. 안녕. 몸조심하고.

차지노: (떫은 목소리로) 으-응. 그래. 다음에 보자. 안녕. (뭔가 있다. 지나답지 않게 차분하고 약간 겁먹은 듯한 냄새가 났다. 스티븐에게 전화하는)

헤이, 스티븐. 솔직히 오늘 굉장한 약속이 있었는데 그게 깨졌어.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가장 생각나는 술친구가 스티븐이네. 한잔합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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