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수빈의 책 그리고 삶]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타인의 삶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경험을 복기하는 일. 소설 『두잇커피, 마음을 내립니다』를 읽고 내가 든 생각이다. 주인공 이윤은 수다스런 스타일은 아니다. 그저 듣는 일이 먼저인 사람이다. 말 없는 눈빛과 작은 한숨, 오래 눌러두었던 말들을 조심스레 꺼내는 손님들의 기척에 반응하며, 자신도 잊고 있던 마음의 방향을 조금씩 되찾는다. 소설은 관계란 결국 '반응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 반응은 경청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우리는 왜 이렇
[미디어파인=박수빈의 책 그리고 삶]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담고, 시간을 넘어 기억을 전하는 존재다.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는 바로 그 언어의 여정을 따라간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다. 해례본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흐름이 있고, 한글이 걸어온 길 위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스며 있다.언어의 주체성, 그리고 한글의 목소리주수자 작가는 해례본을 쫓는 국문학자 김태준의 삶을 통해, 한글이라는 존재가 지닌 힘과 의미를 탐구한다. 하지만 이 소설이 단순한 전기적
[미디어파인=박수빈의 책 그리고 삶] 프로파일러이자 범죄추리소설가 표창원은 자신의 첫 소설에서 프로파일링 ‘누구’를 찾는 직업이 아닌, 피해자의 특성과 범죄 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행동 증거 등을 분석해서 추정하는 고도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파일러도 인간이기 때문에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정답’일 수도 있는 용의자의 특성에 맞게 증거와 정황, 현장 및 행동 분석 내용을 짜맞추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평생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사건을 담당해 온 전문가로서의 관점과 인간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