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지하철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 - 백련산 정상(은평정) - 백련사 – 홍제 폭포 - 안산 삼림욕장 – 무악정 - 안산 정상(봉수대) -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 독립문 – 영천시장
◆거리 : 약 12km, 소요 시간: 약 6시간 50분

[미디어파인=김철홍의 걸어서 봄까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입니다. 벌써 45주년입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이 이야기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 선배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톡으로 보내고, 조금 일찍 도착해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와 모닝커피를 마셨습니다.



맛 칼럼니스트 유지상 씨가 리더로 오늘 4명이 함께 했습니다. 둘레길 초입에 유 선배 작업실이 있습니다. 오늘 처음 가본 장소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백련산 아래 빌라를 사서 개조해 작업실로 쓰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런 공간을 하나쯤은 갖고 싶은 로망이 있습니다. 작업실은 바로 둘레길로 이어져 그 공간의 가치를 더했습니다.



이 코스를 돌면서 서울 지하철 역세권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합니다. 서울이 이렇게 좋은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코스는 숲속을 정갈하게 연결하는 핏줄 같았습니다. 아카시아가 만발했고, 쪽동백이 피었습니다. 굽은 소나무와 바위가 어울려 있고, 찔레는 혼자 피어 향이 깊습니다. 백련산 정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약과를 먹습니다. 무악재를 넘어 남산이 보입니다.


백련사를 들러 탱자를 찍고, 홍제 폭포에서 사진 한 컷을 남깁니다. 안산에 접어듭니다. 안산자락길입니다. 메타세쿼이아와 벚나무 등이 어우러진 멋진 숲입니다. 안산 정상에 봉수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서울풍경이 멋집니다. 가까이는 서울여상 자리, 서대문형무소가 보이고 멀리 남산, 한강, 백운대가 보입니다.


산에서 내려와 독립문 근처 영천시장에 갑니다. 대성 도가니집에서 도가니탕을 시킵니다. 이 집 도가니탕이 원래 유명합니다. 본점은 오늘 휴무랍니다. 김치도 맛있고, 마늘 김치가 특이합니다. 시장에서 사 온 떡갈비와 새우튀김을 곁들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막걸리 한 병을 나눠 자축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 잔씩 마신 뒤 헤어졌습니다. 서울에 이런 공간이 이렇게 잘 꾸려져 있는 줄 이제야 압니다. 서울, 둘러볼 콘텐츠가 무궁무진합니다.


일행과 헤어지고 동대 입구 태극당에 들러 빵을 삽니다. 지하철을 탈 때까지는 이곳에 갈 예정이 아니었습니다. 일행과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충무로를 지나쳤습니다. 잡곡 식빵, 곰보빵, 팥빵을 사서 동대문까지 걸어갑니다. 날이 좋아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많습니다. DDP에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가던 길을 바꿔 둘러봅니다. 의자에 앉아 잠시 SNS를 하고, 안에 들어가 밖에서 보는 곡선을 따라 걷습니다. 비정형 대칭의 대표적인 건축입니다. 우주선이 불시착한 모양을 본떴다고 자하 하디드 (Zaha Hadid) 건축가가 어딘가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봄을 여는 꽃의 전주곡, Prelude to Spring> 설치전시가 건축 곡선의 마지막에 있었습니다. 예쁜 여자들이 예쁜 옷을 입고와 예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역사는 저항과 민주화, 슬픔을 기억하는 날 이었으나, 오늘 저는 27,000보, 18km를 걷는 즐거운 서울 놀이를 했습니다. 같이 한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김철홍 대표]
현) 세음세하태양광발전소 대표
전 KCB대표이사
전 서울신문 ESG위원회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