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집 '9+i' 표지
AI 시집 '9+i' 표지

[미디어파인=조영곤의 경제 읽기] AI(인공지능)의 기술적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2016년 3월 9일)이 엊그제 같은데 신약 개발에 활용될 정도로, 확장성이 점입가경이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이 지난 1946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계산에서부터 논리, 사고, 자각 등 실제 지능과 같은 인공지능의 발전은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특히 4차산업시대 도래와 함께 향후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분야 역시 산업, 계산, 연구, 노등 등 다양하다. 

인공지능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평가 받던 문화예술부문에서도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 고유의 가치로 여겨진 감정의 영역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AI 작품의 그림과 음악 등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화가 구글 딥드림(Deep Dream)이 꼽힌다. 학습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창작에 나섰다. 딥드림의 빈센트 반 고흐를 모사한 작품 총 29점은 2016년 미국에서 열린 경매에서  9만7000달러(약 1억1800만원)에 판매됐다.

가장 최근에는 유명 잡지사 코스모폴리탄이 AI가 그린 일러스트를 표지에 실었다. 또 미국의 한 미술대회에서 AI로 그린 출품작이 사람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음악도 AI의 공습이 진행 중이다. 

예일대의 쿨리타(Kulitta)와 IBM ‘왓슨 비트(Watson Beat)’ 등은 인공 신경망에 리듬, 멜로디, 악기 편성 등을 학습시켜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먼저 LG는 세계 3대 디자인 스쿨 중 하나인 파슨스와 함께 AI로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LG AI연구원은 파슨스와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디자인 및 예술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 및 방법론을 공동 연구한다. 이를 통해 ‘전문 디자이너 및 예술가와 협업하는 AI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AI가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시부문에서도 변화가 포착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9명의 시인이 AI 시작(詩作) 도구 ‘Oi Writer’를 활용해 집필한 앤솔로지 시집 '9+i'를 지난 15일 출간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자체 개발한 Oi Writer는 시를 포함한 3만여 편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학습한 AI 시 제너레이터(AI Poem Generator) 기술로, 주제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시적 초벌 문구(poetic draft text)를 즉시 제작한다.

Oi Writer는 작가들을 위한 Pro 버전과 일반인을 위한 Basic 버전 두 가지로 개발됐다. 주제어에 따라 각각 8가지 또는 4가지 다른 스타일의 글을 생성한다는 설명이다.

AI와 문화예술. 

인간의 감정 영역까지 다가섰다. 향후 전개될 기술 개발 속도는 상상 불가다. 휴대폰의 탄생에 환호했던 20대 초년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 

메마르지 않은 감정. 아직은 전원일기와 한국인의 밥상을 시청하며 눈물 짓는 세상이다. AI가 이같은 감수성과 추억을 담는 기계화되지 않는 삶으로 발전해 가길 바란다. 

조영곤 편집국장
조영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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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편집국장
카앤토크 총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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