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조영곤의 경제 읽기] 기업의 사회적책임.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기업들 역시 관련 행보에 적극적이다. 꾸준함이 요구된다. 연말연시 반짝(?)임에는 사회적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 

'더불어 함께'가 아닌, 비용 대비 효과(홍보)를 생각하기도 한다. 때로는 각종 사건사고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이는 가치 훼손이다.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이에 미디어파인은 진정성이 엿보이는 기업의 ESG 행보 가운데 사회공헌부문을 집중 조명한다. IMF 이후 최대 한파가 몰아치는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더불어 함께' 정신이 요구된다. 

입지전적

최등규(두번째 줄 가운데) 회장이 슈퍼주니어 신동-이특(앞줄) 등과 함께 5월 28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8회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서 기부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등규(두번째 줄 가운데) 회장이 슈퍼주니어 신동-이특(앞줄) 등과 함께 5월 28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8회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서 기부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보그룹. 건설·유통·레저·통신 등 4개 부문 10개 계열사 체제다. 임직원은 약 4000명. 그룹 전체 매출은 2조원대. 대보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수 있다. 일상 깊숙이 뿌리 내린 곳이다.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시스템과 비행기 이착륙 전광판 운영업체도 대보다. 그리고 국내 10대 명문으로 평가 받는 서원밸리CC까지.

대보그룹 최고경영자 최등규(74) 회장. 입지전적 인물이다. 충남 보령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해 껌팔이부터 신문배달까지.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아서 서울 광화문에 독서실을 차렸다. 여기까지만 해도 나름 성공한 인생. 이후 건설업에 뛰어 들어 현재의 그룹으로 키웠다.

일각에서는 독불장군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엄격한 직장 문화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정신력을 강조하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 불러온 부작용일 수 있다. 

최 회장은 재계가 알아주는 골프광이다. 틈틈이 필드에 나가 잔디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살핀다. 잠시 일선에서 물러났던 시기에도, 서신으로 페어웨이 관리를 주문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 그가 골프장 훼손을 감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진정성  

방탄소년단이 2015년 5월 30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3회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2015년 5월 30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3회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 2000년 시작해 올해로 18회를 맞았다. 공연문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북부지역민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이다. 

최 회장의 뚝심이 돋보이는 이유는 개최 장소다. 이름만 서원밸리가 아니다.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는 파주시 광탄 소재 서원밸리 1번홀(밸리코스)이다. 페어웨이는 관람석. 또 9번홀은 씨름장과 에어놀이터 등으로 개방된다. 

서원힐스 역시 9개홀이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잔디 관리가 생명인 골프장의 전면 개방은 쉽지 않다. 더욱이 행사가 열리는 날은 서원밸리와 서원힐스 모두 임시 휴장이다. 

소요되는 비용만 놓고 보자. 임시휴장(1일)에 따른 영업손실과 콘서트 개최 비용, 골프장 복구 등에 약 5억원이 소요된다고. 대보그룹이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지금까지 약 1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꾸준한 사회공헌활동과 더불어 전국 10대 명문 골프장의 임시휴장. 결단 자체가 ESG 경영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대보그룹은 "골프장에서 가장 소중한 잔디를 아낌없이 내줄 수 있었던 것은,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과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대보그룹 구성원의 한마음 한뜻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콘서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 만에 개최됐다.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 됐다는 얘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류 요람 

어린이들이 5월 28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8회 서원밸린 그린콘서트'에서 씨름을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5월 28일 경기도 파주 광탄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제18회 서원밸린 그린콘서트'에서 씨름을 하고 있다.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의 또 다른 이름은 한류 요람. 그린콘서트는 2000년 10월 14일 유익종, 강은철, 박학기 등 대표적 포크 가수와 1530명의 관람객으로 시작했다. 

이후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와 '방탄소년단(BTS)', '걸스데이', '워너원' 등과 코카N버터, 김재환, 백아연, 장민호, 박군, 황우림, 억스(AUX, 풍류대장), 라포엠, 백지영, 박미경, 왁스 등이 재능기부에 나섰다. 

K팝을 사랑하는 해외 팬들의 발걸음도 꾸준했다. 

대보그룹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 중국, 미국, 유럽 등의 해외 K팝 팬들이 그린콘서트를 찾았다. 또 팬클럽에 소속된 회원 3000명이 밤새 대기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서원밸리 그린 자선콘서트가 한류 요람으로 불리는 이유다. 

누적 관람객 48만5350명. 출연진 153팀. 누적 기부금 5억8316만7000원. 숫자 이상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가장 소중한 안방을 내어주는 것이 자선이고, 진정한 나눔"이라는 최등규 회장의 ESG 철학이 훈훈함을 더 한다. 

조영곤 편집국장
조영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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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편집국장
카앤토크 총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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