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을 능가하는 길바닥 의사봉
국회의사당을 능가하는 길바닥 의사봉

[미디어파인=박미주 교수의 세상사는 이야기] 북한의 접경지역에 수차례 오물 풍선이 날아오고 ‘알 수 없는 감염의 위협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생화학 가스라도 들어 있다면’을 우려하는 공포감 조성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뎌낸 국민으로서는 또 하나의 잠재적 공포였다.

게다가, 지난 9월께부터 시작되었던 수면 장애까지 일으키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이 본격적으로 송출되면서 주민들이 정신·육체적 피해를 호소하는, 어쩌면 ‘작은 전쟁’을 치르는 심정이었던 시기의 ‘계엄령 선포’는 조용히 내재 된 민주주의의 근본인 국민성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처음 계엄령이 선포되고 서너 시간 불안감의 소용돌이 후 국회 앞 민주주의를 외치는 인파들을 보며 슬며시 고개를 든 반항심은 지척에 국회의원 회관을 모셔두고 차가운 길바닥에서 국민들을 고생시키는 이들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국회의사당은 결정만 하는 장소로 쓰이기 위해 그 비싼 최첨단의 시설을 들여 지어 놨단 말인가?

국민들 세금으로 만들어진 의사당의 기능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난 뒤 밀려든 불만이었다.

이렇게도 중요한 일은 결국 세금을 들여 지어진 국회의원들이 모여 의논하고 회의하는 큰 기능보다는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거대 양당의 힘겨루기에 의한 밀고 당기기의 싸움터를 지어 국민 세금을 쏟아 부어진 것인가? 라는 불만이 새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국민들의 탄핵시위가 없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어 갈 건데?

정말 길바닥에서 조성해진 분위기에서 밀려든 결정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의사봉에 의해 ‘가결’이라는 결과를 낳았지만 그렇게 큰일을 해낸 국민의 불안감만 사라졌을 뿐 “어려워서 못살겠다”고 외치던 이들의 현실은 또 ‘기다림’이라는 싸움의 릴레이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이제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이젠 기대보다는 다음 싸움을 미리 예견하는 목소리들이 많아졌다.

특정 정당인들의 이름들이 언급되고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나 가릴 이유 없이 ‘너도나도 역사의 현장에서의 나도 있었노라’식의 인증하는 사진들이 개인 SNS에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텔레비전 앞에서 궁금함을 해결하던 나는 국회의사당이 아닌 길바닥에서 몰아붙인 탄핵 가결 분위기에 마치 무임승차한 염치없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것이 진심으로 계엄령에 대한 불안함이 해제 후 탄핵 가결까지의 줄곧 이어지던 정직한 내 감정이었다.

자신들에게 겨눠진 총구를 경험한 국민은 이제 차가운 길바닥에서 국가의 중요한 미래를 위해 소리를 내어 봤으므로 그들에게 존중은 또 다른 기준이 되어 버렸다.

국민은 ‘참여’의 목적이 달라졌고, 좀 더 강렬한 무엇을 원하게 되고 작고 소소한 소신은 이젠 눈에 띄지도 않겠지만, 어쩌면 그에 따라 존중도 멀어져 버린 것 같다.

국회 의사당을 사용하는 분들의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라던 그 말의 무게가 이렇게 되어버린 현실 속에 이젠 조금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각 SNS에 비속어천지를 만들었던 환경을 이젠 자신의 본 모습으로 찾아와 돌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라는 문장처럼 진심으로 소리 내었던 안전에 대한 욕구를 이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본래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바라건데,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던 국회의원들이 모여 회의하고 결정하는 최첨단의 의사당 기능을 차가운 길바닥의 의사봉이 움직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미주 교수(작사가. 김포대 특임교수)
박미주 교수(작사가. 김포대 특임교수)

[박미주 교수(작사가. 김포대 특임교수)]
한국 에니어그램 경영협회 부대표
박미주의 마음연구소 소장
대중가요 작사가
2014년 서울 경제 100인의 CEO 선정
김포대학교 특임교수(태권도융합과)
파주민보, 미디어파인 칼럼리스트 外

[학력사항]
서강대학교 경영학사
중앙대학교 창업 대학원 기후경제학 석사

[저서]
공감세상ㆍ생각으로 피어나다
에니어그램 인생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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