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때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면 [용혜원 시인]
외로울 때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면 [용혜원 시인]

외로울 때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면
쓸쓸했던 순간도 구석으로 밀어놓고
속 깊은 정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에
살맛이 솔솔 날 것입니다

온갖 서러움을 홀로 당하며 살아왔는데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가슴에 켜켜이 쌓였던 아픔도
한순간에 다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닥쳐
절망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 때도
누군가 곁에 있어준다면
비참하게 짓밟혀 싸늘하게 얼어붙었던
냉가슴도 따뜻하게 녹아내릴 것입니다

내 삶을 넘나들던 아픔도 다독여주고
늘 축 처지고 가라앉게 하던 우울과
치밀어 올라 찢긴 가슴을 감싸준다면
끝없이 짓누르던 고통도 멈추고야 말 것입니다

흠집투성이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한 사람이라면
잠시 어깨를 빌려 기대고 싶습니다

항상 죄스런 마음으로 눈물 꽃피우며 살아왔는데
거칠어진 손 따뜻하게 잡아주며
활짝 웃어준다면
하늘 한 번 제대로 못 바라보고
울게만 하던 모든 서러움도 다 떠날 것입니다

용혜원 시인
용혜원 시인

[용혜원 시인]
현재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시를 쓰고 강의하며 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시집 100권, 동시집 2권, 시선집 16권 등 218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오늘도 독자들에게 감사하며 시를 쓰는 기쁨과 강의하는 기쁨 속에 꿈을 이루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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